아랑곳 0 아랑곳 犬毛 趙源善 달과 별 눈을 구름이 가려준 밤 누군가 대지의 가슴속 깊이 파고들어 펄펄 짙푸른 욕정 장대비로 짓두들기더니 새벽녘 학학거리는 비릿한 단내입김 골짜기 구석구석 보듬어 하얗게 뒤엉켜 자빠졌다 갈래갈래 발끝아래 살랑살랑 간지럼 태우는 아침바람이 꽤나 가엽다. 밤새 봉..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8
출조出釣 0 출조出釣 犬毛 趙源善 오십 줄 끄트머리에 눈먼 바늘을 묶어 주접과 궁상을 버무려 한 덩어리 밑밥을 달았다 비바람 발광하는 물결 속에 이제나 저제나 어차피 찌 별 볼일 없이 뵈는 둥 마는 둥 들락날락하여 에-라 모르겠다하고 휘딱 잡아채니 웬 물 밖의 참새가 푸드득 한 마리 걸려 아 하 이게 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7
도색塗色 0 도색塗色 犬毛 趙源善 아내가 어서 앉으라고 재촉이다 인도여행길에 사온 거시기 “헤나”를 실험 하잔다 푸르스름한 반죽 시큼 텁텁한 냄새 반백이 넘는 머리털 그대로 그냥 뭉개며 버틴 지 오년 넘어 솔직히 할아버지 소리 듣는 것 슬며시 지겹다. 이리 돌려라 저리 돌려라 이 위에는 다 빠져서 몇..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6
그 분 0 그 분 犬毛 趙源善 막내아들 유복자로 사남매 홀홀 단신 악착같이 다 키워낸 분 악다구니 시장바닥 몽당바지 한 벌로 돈 주머니 움켜쥐고 버텼던 분 삼년 전 팔십 나이에 용감하게 한쪽 젖가슴 암으로 도려낸 분 뼛골 빠지게 집사주고 장가보낸 큰 아들 다 팔아 싸쥐고 미국이민 튀면서 달랑 남겨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5
정사情事 0 정사情事 犬毛 趙源善 긴긴 밤 둘이 목젖 울리며 핥고 보듬어 깊이깊이 시커멓게 애무하더니 짧은 새벽 기어코 무아지경 하얗게 해뜨는 절정을 풍덩 머금었다 희열에 흠뻑 젖은 아침 눈 비비며 게으른 안개이불자락 슬쩍 들추니 발가벗은 달과 별 이미 문 틈새로 저 하늘멀리 후다닥 줄행랑쳤더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4
사다리타기 0 사다리타기 犬毛 趙源善 빨강 하양 노랑 파랑 주황 초록 보라 검정까지 형형색색 꼴에 제각각 줄이랍시고 담벼락위로 넘실넘실 대가리 내밀면 안 보이는 몸뚱이 밑구멍이 곯았는지 썩었는지 어디선가 고린내 풀풀 풍겨도 눈 가리고 아옹이야 분단장해봐야 다 그 놈이 그 놈인걸 뭐 이리로 와르르 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3
망태기 0 망태기 犬毛 趙源善 세상 모든 게 다 거기 널브러져있다 그저 빈 망태기 하나 걸머지고 여기서 알몸으로 떠나라 절대 겁내지 말고. 무작정 돌아다니면서 어디라도 좋다 무조건하고 뭣에든지 열심히 맞서서 얻어 챙기는 거야 주섬주섬 주워 먹다 입에 쓰면 슬쩍 뱉고 멀뚱멀뚱 바라보다 눈부시면 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2
아들아! 0 아들아! 犬毛 趙源善 너는 사람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동물은 남과 어울려야한다 어울리려면 마셔야한다 마시다보면 취하게 된다 바로 여기가 문제인데 사람이면 누구나 취하는 게 당연하다 끝까지 취하지 않는 놈은 사람이 아니다 너는 반드시 사람이어야 한다. 이게 아빠의 진리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7.01
요점要點 0 요점要點 犬毛 趙源善 부뚜막 소금이냐 부뚜막 솥뚜껑이냐 부뚜막 강아지냐 부뚜막 부지깽이냐 여기서는, 부뚜막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중요해. 풋바람이냐 헛바람이냐 샛바람이냐 늦바람이냐 여기서는, 그 바람이 들통 났느냐 안 났느냐가 중요해. 외고집이냐 떼고집이냐 생고집이냐 똥고집이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30
상서上書 0 상서上書 犬毛 趙源善 이번에 버리지만 말아 주시길 한 번 더 제게 삶의 은혜를 베풀어 주시길 더욱 더 짓밟혀도 꾹꾹 눌러 참을 것이며 꺾어진 뒤통수가 문드러져도 묵묵히 견디겠사오니 꼼꼼 자세히 살펴보셔서 제발 물 찍어 고양이세수라도 시켜주시고 터진 볼때기도 대충 꿰매 주시고 찌든 깔창..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