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도색塗色

犬毛 - 개털 2007. 7. 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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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색塗色

犬毛 趙源善



아내가 어서 앉으라고 재촉이다

인도여행길에 사온 거시기 “헤나”를 실험 하잔다

푸르스름한 반죽 시큼 텁텁한 냄새

반백이 넘는 머리털 그대로 그냥 뭉개며 버틴 지 오년 넘어

솔직히 할아버지 소리 듣는 것 슬며시 지겹다.


이리 돌려라 저리 돌려라 이 위에는 다 빠져서 몇 끄트러기 되지도 않네 뭐

고개 숙여라 들어라 아이-씨 이거 정말 미쳐요

제 1차 실험 결과 으-악 노랑대가리다

야 야 다시 구워야지 이 꼴로 어딜 나 다녀

빨리빨리 다른 물감 검정으로 다시 해 어서!


또 돌려라 숙여라 들어라 이런 제기랄

제 2차 실험 결과 으아-악 빨강대가리다

야 야 야 다시 또 해봐 약을 많이 섞어봐 진짜 환장 하겠네.


또 돌려 숙여 들어 염병할

제 3차 실험 결과 으아-아악 노랑도 빨강도 검정도 아닌 아주 묘한 빛깔의 대가리

은은해서 흉하지 않다고 이제 성공 이라고

여섯 번이나 감아 헹군 대갈통이라 껍질이 벗겨진 듯 얼얼하다

원수야 그만하자

좌우지간

그런대로 이젠 끝 하기로 했다.


보는 놈마다

한마디씩

고것이 도대체 뭔 색입니까? 십년은 젊어 보이시는 데요

빈정거리는 건지 아양 떠는 건지

아니 그전에 십년 늙어 보인데서 젊어 보인다는 십년 빼면 원래 내 나이 아닌 가?

젠-장 그럼 본전이잖아

겉에다 덧칠 자꾸 한다고 뭐가 어찌 되는 건 결코 아니다.


큰 일 났다

지우개로 지울 수도 없고

금방 탈색해서 흰 대가리 꼴을 되 보이기도 그렇고

에-라 박박 밀어버릴 수도 없고

물감 다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어쩌나

괜한 짓 했다

어라! 이 여편네 실실 웃기는

엥이.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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