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박 0 쌈박 犬毛 趙源善 꼭이 주춧돌 있고 기둥 있고 문 있고 그 안에 알맹이가 들어있어야만 하는 가 빙빙 돌려 겉포장 괜한 돈 들일 필요 없잖아 누구라도 하고픈 말 있으면 쫀쫀한 눈치 보지마라 배짱부려 요점 명쾌히 뚝딱 내 뱉으면 되는 것 똑똑한 척 있는 척 점잖은 척 안 그런 척 깨끗한 척 그거 정..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9
밤송이 0 밤송이 犬毛 趙源善 그것이 까먹는 입장에서는 귀찮고 따가운 가시이고 일단 목숨 지키는 편에서는 단 하나뿐인 결사적인 무기라 그래도 기어이 겹겹 성벽 뚫어 떡하니 속 파먹는 벌레가 있지 기는 놈 위에 슬쩍 업힌 놈 찰싹 들러붙은 놈 뛰는 놈 나는 놈까지 죽어라 창槍 들고 골 터지게 지켜봤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8
[스크랩] Re:운명/犬毛趙源善 운명犬毛趙源善 벌새는 반 뼘 날개야 쉼 없이 제 날갯짓으로 바람지어 날아다니지 너무 힘들어 오래 살지도 못해 겨우 네 살이 한평생 이라나 신천옹信天翁은 일곱 자尺 훤칠한 날개야 한번만 날개 펴고도 공짜바람 타고 아주 편안히 날지 아주 쉬워 속 편해서 길게 사나봐 사십년 한평생이라고. 예쁘.. 잡다한 모든 것(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7
추행醜行 0 추행醜行 犬毛 趙源善 벌건 세상 벌건 여름날 벌건 대낮 벌건 햇빛아래 벌건 나신裸身들 벌겋게 흥분興奮해서 벌겋게 뒤엉켜 자빠져 벌건 얼굴로 벌건 숨 헉헉거리며 벌겋게 돗자리에 불 지피는 데 벌건 눈으로 훔쳐보면서 벌겋게 마음 뿌듯하지만 벌건 입맛 혀뿌리채로 맵다. 벌겋게 미쳐 성낸 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5
열정熱情 0 열정熱情 犬毛 趙源善 뭍이 마치 처녀처럼 움츠리고 슬며시 몸을 맡기면 멋모르는 총각 바다의 숨결이 무척이나 거칠다 쓱쓱 밀고 들어와 구석구석 더듬거리다 철썩 철썩 궁둥이를 때리고는 제풀에 놀라 하얗게 거품으로 부서져 슬쩍 한 발 물러서더니 그것도 잠시라 또 씩씩하게 달려들어 그 짓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4
입술 0 입술 犬毛 趙源善 며칠전웬파리한마리가오백원짜리라면먹는내입술을쓱핥고손을싹싹부비더니어디다알을뿌렸겠다 알에서구더기가오물오물자라나내낚시미끼로이천원에팔려와파르르떠는피라미를몇마리잡았겠다 엊저녁냇가민박집닭에게옛다공짜먹이로선심쓰고는오늘아침삼만원짜리토종닭도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2
윈도 브러시 0 윈도 브러시 犬毛 趙源善 그들 움직이는 범위는 항상 여기에서 저기 코를 원점으로 아홉시부터 한시까지 열한시부터 세시까지 아주 깔끔하게 둘이 협동하여 심란한 얼굴 반쪽을 각각 열심히 빗금으로 청소 한다 쓱 싹 쓱 싹 쓱 싹 쓱 싹 볼따구니이하 침 튀기는 주둥이와 턱 아래쪽은 일자무식이 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1
오래 살려면 0 오래 살려면 犬毛 趙源善 더러운 돈은 두 장씩 후다닥 세고 언짢은 나이는 반년씩 더듬더듬 먹고 아름다운 기쁨은 반에 반개씩 쪼개 길게 나누어 누리고 서러운 슬픔은 두 뭉치씩 한꺼번에 묶어 재빨리 흘려버리고 시원한 물은 벌컥벌컥 한 대접 시원스레 삼키고 쓴 술은 꼴깍꼴깍 반잔만 꺾어 마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20
복 0 복 犬毛 趙源善 말띠에역마세가겹으로끼어들락날락돌아다니는사주팔자 보따리울러메고싸다니다아무데나발걸음머물면거기등대고벌러덩쉬는거야 이리기웃저리기웃누비면서하늘땅바다산강나무짐승사람무엇이든지다친구라 한세상살며실컷보고느끼고만난다는인연참으로소중한것 이런얘기저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9
높아서 좋아 0 높아서 좋아 犬毛 趙源善 서울에서 속초까지 그럴듯한 큰 고개 겨우 한 개였는데 삼척에서 정선 지나 평창, 횡성까지는 무려 오백의 고지가 십여 개더라 오르락내리락 뱅글뱅글 힘든 게 문제 아니다 눈길 머무는 사방천지 아찔하게 발바닥 간질이는 그림이라 세계 어느 곳 이런 절경 있다하더냐 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