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0 명절 犬毛 趙源善 저기 부리나케 지나치는 하행열차 흘리는 향기 부러워 목이 메는 건 결코 아니야 혼자 생각에 땅 팔아 달라 멱살 안 잡히면 다행이고 또 그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일 할멈 아직 드러누울 정도 아니니까 지팡이나 하나 깎아두면 돼 지들 목구멍 풀칠이라도 한다니 엥이 - 무소식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20
얼룩 0 얼룩 犬毛 趙源善 흰 옷 언제 어디서 무언지도 모르는 딱 한 방울 검은 얼룩 폭폭 삶아 오지게 비벼 빨아도 도대체 안 지워져 궁리 끝에 아예 까맣게 물들이기로 했지 그래 간단한 문제야. 웬 걸 거기만 또 하얗다 그것 참. <0709> 1집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9
가짜 0 가짜 犬毛 趙源善 흘린 빵 부스러기에 온 개미떼 다 꼬여도 더듬더듬 오고가는 발걸음 아주 질서정연 절묘하다 정말 멋져! 기껏해야 겉포장만 잘한 싸구려 풋사과를 향 좋다고 이리저리 주무르다가 비싼 값에 물고 빨고 서걱서걱 덜커덕 이빨 부서져 퉤퉤 혀를 빼문다 내 원 참. 이미 가짜의 천국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8
왕 0 왕 犬毛 趙源善 마치 돈 꿔간 놈처럼 내내 굽실굽실 눈치만 슬슬 보더니 나발 한번 멋들어지게 불고 어쩌다 거기 딱 앉는 순간부터 내 언제 그랬냐며 푸줏간 칼 들고 쓱쓱 남의 살 막 베어내더라 하긴 이미 죽은 고기라 피도 눈물도 없지만 그것 참 사주팔자가 사람 잡는다 두고 봐야지 만수무강이 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7
청개구리 0 청개구리 犬毛 趙源善 내 속에 술을 삼키는 건 너무너무 쉬운 데 술 속에서 나를 다시 끄집어내는 건 난산難産이다 하루 온종일 입덧(?)하면서 어제 그 짓거리 후회하지만 사흘만 지나면 또 할딱할딱 대충 늙어 얼추 반은 무엇에 미친 늘 흔들거리는 영감탱이 입만 살아 개골개골犬骨犬骨 청승떤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5
끈 0 끈 犬毛 趙源善 끈짧은천국행짝퉁가방속 남몰래쌓은만리장성꾸역꾸역들어있다 밤에허겁지겁이루어진역사낮에흐물흐물무너지는법 혼자만잘산다고마냥즐겁고행복하고자유로운게아니지 슬프고외로운건이래저래세상사는뉘에게나공평히다마찬가지야 권세의맛마치아편같아서입찢어지도록베어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3
물 0 물 犬毛 趙源善 그러면 안돼. 가만히 살펴봐 저 담겨지는 그릇 모양대로 꾹꾹 잘 참지 잘 났다 나대지도 않아 욕심 없이 제 주제만큼 똑같이 키가 일정해 틈 보이면 비집고 들어가 슬쩍 저를 낮출 줄도 알아 깊은 속에서부터 열 받으면 가끔 치솟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순리 따라 아래로만 흐르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2
설사 0 설사 犬毛 趙源善 밤새 열 번 이상 드나들어봐라 하늘이 노랗다는 게 바로 이거다 기고만장 어제는 정말 신명났는데 바로 뒤돌아 이 꼬락서니 될 줄 어이 몰랐든가 눈알 가물가물한데다 기운도 없으려니와 핑글핑글 어지럽고 뒤 꼭지는 일이 너무 잦은 까닭에 짓물러 쓰리고 아파서 어기적어기적 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