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 0 싫다 犬毛 趙源善 억수 바람에 부엉이 묘 떠내려간다며 눈먼 개구리들 왈왈거리는 여의도의 아침이 싫다 어디에선가 부지런히 껄떡거리는 어제 잃어버린 손목시계의 굉음이 싫다 까치집지은 뒤통수에서 찔끔찔끔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는 허연 막걸리 트림이 싫다 아침저녁으로 한주먹씩 꼭꼭 씹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15
실소失笑 0 실소失笑 犬毛 趙源善 빗속에비그냥맞고비실비실비에젖어걷는나를보고 비생산적이며비적극적이며비이성적이며비과학적이고비감동적이라고비웃는다 비낭만적이라고하지않은게천만다행이다 집에다왔으니비툭툭털고실실웃으며빈대떡이나부쳐먹어야지히히히. <09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14
책임왕국責任王國 0 책임왕국責任王國 犬毛 趙源善 책임을 맡긴 놈은 누구냐 책임을 챙긴 놈은 누구냐 책임을 묻는 놈은 누구냐 책임을 잊은 놈은 누구냐 책임을 지는 놈은 누구냐 책임을 벗은 놈은 누구냐 책임을 미룬 놈은 누구냐 책임에 곯는 놈은 누구냐 책임에 깔린 놈은 누구냐 책임에 웃는 놈은 누구냐 책임에 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13
비 0 비 犬毛 趙源善 이별처럼 하얗게 구름이 방울방울 허물어져 후회처럼 까맣게 하늘을 구석구석 꿰뚫고 증오처럼 빨갛게 땅을 퍽퍽 두들겨 추억처럼 파랗게 바다로 콸콸 흘러들더니 사랑처럼 뽀얗게 샘으로 퐁퐁 솟는다. <09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09
외출外出 0 외출外出 犬毛 趙源善 새 것 반짝반짝 모양 좋아 모처럼 외출에 똥 멋 한번 내려다 머리 하늘까지 닿기는커녕 엉금엉금 발뒤꿈치만 다 까졌다 빛 좋은 것들이 늘 나를 괴롭힌다. <09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08
아군我軍 0 아군我軍 犬毛 趙源善 내게 그토록 충성을 약속하며 굽실거리던 놈은 누구냐? 내 뒤통수에 총을 겨누는 놈은 또 누구냐? 나의 머리위에 빛나는 비자比字 모자를 씌워주어 나는 입에 겨우 풀칠하면서도 나는 맨 앞에 서서 목숨 걸고 돌격했지 나는 너무나 긴 전쟁에 정말 지쳤어 나는 진짜 비참해. 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06
속 살 0 속 살 犬毛 趙源善 곯았는지 썩었는지 흰지 검은지 안 보이는 게 문제야 내 속은 뭐가 고장 났을까? 네 속엔 어떤 꿍꿍이가 들어앉았을까? 그냥 대충 미루어 짐작하면서 꾸물꾸물 더듬어가며 사는 게 정답에 가깝지 뭐. <09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05
타령打令 0 타령打令 犬毛 趙源善 날이 가면 갈수록 밥맛이나 술맛이나 밋밋하고 누굴 만나도 어영부영 미적지근하고 짜릿짜릿 상쾌 개운하던 잠자리까지 뒤숭숭 찝찝한데다 뭔가 손에 잡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죽자 살자 매달릴 것도 없고 들리고 보이는 건 모두 다 잡스러운 망할 것들 뿐 낡은 온몸 구석구석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02
각인刻印 0 각인刻印 犬毛 趙源善 공중변소 낙서도 아니니 지우려 공연히 헛수고마라 이미 기억 속에 깊숙이 들어박힌 화살촉 아니더냐? 뽑아 칼로 도려내면 너무도 상처가 커 몹시 아프지 제풀에 문드러져 썩어질 때까지 그냥 내버려둬야 해 그러게 왜 그리 쉽게 가슴을 드러내주었느냐 이거다 세상 어느 누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