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告白) 0 고백(告白) 犬毛/趙源善 이미 용서(容恕)받은 죄(罪)를 네게 다시 또 고백(告白)함은 너의 도움이 긴히 필요(必要)한 까닭이니 등 돌리지 말고 손 맞잡아 보듬어 그와 함께 울며 아파해라. <05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7
거꾸리 0 거꾸리 犬毛/趙源善 비가 오려나? 허리가 지끈지끈 오십여 년 세월歲月의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쭈그러진 추간판椎間板이 너무도 불쌍해 내가 나를 거꾸리에 매달아야 한다. 웬 걸 이내 무수한 심장박동이 한꺼번에 몰려 머리통을 쿵쾅쿵쾅 삽질하고 빙글빙글 나선형螺旋形의 헛구역질이 솟구치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6
나와 너 0 나와 너 犬毛/趙源善 네가 가운데 있어 - 그 옆에 나 네가 이겼어 - 그 옆에 나 네가 옳아 - 그 옆에 나 네가 갖고 싶은 걸 먼저 가져 - 그 옆에 나 네가 앞서 먹어 - 그 옆에 나. 눈 부라리기 않고 키 재기 않고 힘겨루기 않고 패 가르기 않고. 나와 너 영원한 친구인 까닭에 우리이고 그게 사랑이야.<05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6
무엇 0 무엇 犬毛/趙源善 나의 무엇이 너를 목 조르는지 모르지만 나로 인해 네가 아파하는 건 정말 싫어. 모닥불 사그라진 잿더미 매캐한 연기 속에 한줄기 구수한 냄새 그게 좋은 거야 아늑하잖아? 어수룩하니 불쑥 부채질하면 회오리바람으로 타올라 단박에 핏빛단풍으로 화들짝 손짓해 검댕만 날리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3
도토리 키 재기 0 도토리 키 재기 犬毛/趙源善 배고픈 건 견디어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고. 누가 땅을 사든 팔든 자기만 희망希望의 머리꼭지에 척 올라앉은 양 자기만 절망絶望의 끄트머리에 달랑 걸터앉은 양 겉 그림만 흘깃 보아 재잘거리지 말고. 복福도 죄罪도 모두 도토리 키 재기라 늘 남을 나보다 더 어여쁘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3
사랑 나누기 0 사랑 나누기 犬毛/趙源善 이 세상 하나로 사는 데 그 반은 받은 사랑 나머지 반은 주는 사랑 드는 사랑과 나는 사랑이 반반이라. 욕심껏 받기만하고 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받는 사랑이 흘러넘쳐 바닥에 버려지고 결국 더 이상 사랑이 들지 않게 될 것이니. 그제서 남은 사랑 외로이 되씹고 울다가 그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2
월척 낚기 0 월척 낚기 犬毛/趙源善 낚시를 가자고 아내와 개를 슬쩍 꼬드기면 그건 이미 낚시를 가려는 게 아닌 걸. 참기름 바른 주먹밥 두개 들고 달랑 따라 나서며 속 모르고 둘이 다 꼬랑지 흔드니 나 시큰둥한 줄 아는지 모르는지. 부릉부릉 일명 드라이브 낚시 출발! 강바람 참 좋다 <한 상자 오천 원> -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1
씨앗 0 씨앗 犬毛/趙源善 씨앗은 반드시 꽃을 피우고 꽃은 무슨 꽃이든 모두 다 아름답다. 거짓의 꽃도 꽃이라 아름답다 거짓이 아니게 보이려 또 거짓하면 거짓의 꽃잎이 자꾸 돋아나 거짓을 둘러싸는 꽃잎들은 거짓인데도 진실보다 더 겹겹이 아름답다. 네 거짓의 꽃 네가 싹 틔워 네 입으로 물 먹여 네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21
자해自害 0 자해自害 犬毛/趙源善 스님의 배랑 속은 꺼내도 꺼내도 바닥이 없고 넣어도 넣어도 입이 없다하시는 데 내 큰 주머니 오욕五慾이 첩첩이 얽혀 거미줄 쌓인 먼지로 생목을 조르네. <05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18
성묘省墓 0 성묘省墓 犬毛/趙源善 망자亡者가 망령亡靈이 되어 망산邙山에 누워 망망대천茫茫大天 바라보며 망연茫然히 망월望月하는 데 망태 짊어진 올망졸망 피붙이들 오매불망寤寐不忘 망극罔極하다. <05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