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0 빨강 犬毛/趙源善 빨강 똥구멍 - 그 옛날 그냥 원숭이 거기만 봐도 배꼽 잡았고요 빨강 나비타이 - 나도 한 때 꽤 멋진 새신랑이었고요 빨강 사과 - 반짝임에 넋이 쑥 빠져 좌판 앞에서 멀건이 침 흘렸고요 빨강 장미 - 불같이 타오르는 사랑의 꽃향기에 미치고요 빨강 립스틱 - 입술 하나만으로 기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8
얼추 정리 0 얼추 정리 犬毛/趙源善 잊지 않게 잘 적어 둬야지. 1. 뭐든지 남의 가슴에 저금해야 언젠가 돌려받는다. 2. 아무리 무딘 똥구멍도 지푸라기와 신문지는 구분한다. 3. 구찌 지우개 14만원, 에르메스 연필 7만5천원, 루이뷔통 필통 33만원이라고. 4. 5년 동안 1400번 이력서 내서 다 떨어진 경우도 있다. 5. 평..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4
재미 0 재미 犬毛/趙源善 못 박기 늦둥이 새로 배워 너무 신이 났어요 닥치는 대로 아무데나 휘둘러 박습니다 쿵 쿵 쿵. 키 닿는 데는 온통 멍투성이 하지만 강아지궁둥이에 망치질하면 이건 재미 아니죠. 깨갱 깽.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4
*공주네 양계장養鷄場 0 공주네 양계장養鷄場 犬毛/趙源善 아빠랑 엄마가 밤새 훌쩍 입니다 감기인가 봐요 공주가 겨우 잠이 듭니다. 철새 아무것도 몰라요 텃새 역시 몰라요 오리 전혀 모르고 닭 물론 모르지요 왜 아픈지. 아빠랑 엄마가 새벽부터 커다란 구덩이를 팝니다 공주는 아직도 잠만 자요 해 뜨면 꼬꼬들 아마 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4
처신處身 0 처신處身 犬毛/趙源善 눈에 보이느니 모다 꼴불견이라 눈꺼풀이 시다 아예 콱 감아버렸더니 일순 동공瞳孔 맑은 물에 장구벌레 한 마리 징그럽게 꼼실대다 순식간에 수천의 모기떼로 얼굴을 급습한다 핏방울이 비처럼 아프다. 어찌 뜨느냐 감느냐 긴 망설임 끝 당분간 사시斜視로 살아보자 잠정暫..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4
안하무인眼下無人 0 안하무인眼下無人 犬毛/趙源善 쥔장 아랑 곳 없지 눈치코치도 안 봐 염치는 물론 잠시 눈도 안 붙이고 틈만 나면 쑥쑥 모진 세월도 거침없이 저 홀로 슬금슬금 커지고 길어지는 못 말리는 주책덩어리 꼴에 정조관념貞操觀念은 천하일품天下逸品. 톱과 털.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3
어느 날 0 어느 날 犬毛/趙源善 까끌까끌한 턱수염감촉이 그리워지는 날 누리끼리해서 텁텁한 막걸리 냄새가 나는 날 등뼈가 곧 부러질 것같이 허리 아픈 날 늙은 고아임이 가슴 저리게 느껴지는 날 동그란 쇠 문고리가 불현 듯 잡고 싶은 날. 내가 아버지이면서 아버지가 보고 싶은 날.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3
자폭自爆 0 자폭自爆 犬毛/趙源善 오늘 서울하늘이 내 눈에 찌푸리다 못해 검어 그래서 서울가을은 단풍을 마다하나보다 그걸 기다리다 목 빠진 나 - 자칭 테러리스트 넘버 식스나인 빈 논에 허수아비로 선 아버지의 아들 오갈 데 없는 낟알들의 아우성과 딸꾹질에 취해 니트로글리세린을 퍼 마시고 의안義眼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1
관음증觀淫症 0 관음증觀淫症 犬毛/趙源善 이 가을 밤마다 몰래몰래 슬금슬금 앞집 담벼락에 붙어 숫처녀 붉은 알몸 구경하려 기웃거리는 데 아 그년 아기단풍 도통 옷을 안 벗으니 까뒤집은 내 눈썹 하얗게 다 세겠네. <05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1
그림자 0 그림자 犬毛/趙源善 이놈 지독한 놈 사면발이 같은 놈 무얼 더 빨아 처먹으려고 내 꼬랑지 비틀어 매달려 죽자 살자 이 짓거리냐 뒤돌아보면 폭 안기고 또 돌아보면 착 들러붙고 죽어라 짓뭉개고 죽어라 짓밟아도 끄떡 않는 밤낮없이 시커먼 지겹게도 질긴 놈 어쩌란 말이냐 이놈아 이 웬수 같은 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