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리
犬毛/趙源善
비가 오려나?
허리가 지끈지끈
오십여 년 세월歲月의 엄청난 무게에 짓눌려
쭈그러진 추간판椎間板이 너무도 불쌍해
내가
나를
거꾸리에 매달아야 한다.
웬 걸
이내
무수한 심장박동이 한꺼번에 몰려 머리통을 쿵쾅쿵쾅 삽질하고
빙글빙글 나선형螺旋形의 헛구역질이 솟구치면
뒤집혀 보이는 아내의 얼굴이 무슨 우주의 괴물 같고
거실천정에
혼魂 떨어진 별들이 폭죽爆竹처럼 날뛰어
낮술 오르듯이l
앞이
하얗다.
아 아!
그렇다
내게 주렁주렁 찰거머리로 들러붙은 이것들은
내가 내 멋대로 내 신나게 꿰어 찬 욕망慾望의 무거운 쇳덩이들
덜그렁 덜그렁대다
푹 푹 내 쑤시는
요통腰痛보다 더 무서운 심통心痛이니
이건 아무 소용없는 짓거리라
내가
나를
거꾸리에서 끄집어 내린다.
내 발등 내가 찍었으니
비가와도
그만이다.<0509>
* 주해 ; 거꾸리 - 척추교정이나 디스크의 물리적 치료에 쓰는 운동기구.
발목을 매달고 거꾸로 매달려, 체중을 이용하여 척추 사이의 눌린 간격을
늘려주는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