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獨不將軍 0 독불장군獨不將軍 犬毛 趙源善 나는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이기고 싶지 않다 - 바보냐? 나는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나는 세상 어느 누구와도 싸우고 싶지 않다 - 얼레? 나는 세상 어느 누구와 싸우더라도 반드시 이긴다 - 웃기는군! 나는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13
밑지고 파는 장사 0 밑지고 파는 장사 犬毛 趙源善 임은 늘 등 돌리고 은근히 시침 떼는데 왜 나만 멍석 펴고 자꾸 재롱떨어야 되는지 정말 답을 모르겠어. <09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12
묘안妙案 0 묘안妙案 犬毛 趙源善 저편에서 무조건 밀어붙이면 이편에서 무조건 반대하여 들이대고 흔들고 갈고 찧고 빻고 씹고 뱉고 꼬집고 할퀴고 던지고 치고 박고 차고 조지고 쑤시고 갈기고 때리고 후리고 터지고 깔리고 부러지고 으서지고 자빠지고 드러눕고 엉망진창 대단한 꼬락서니 더 이상 봐주기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11
주접 0 주접 犬毛 趙源善 무얼 안주로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오늘일랑 적당히 먹고 조금만 마시자 다짐하지만 일단 자리 잡고 주저앉아 잔을 잡으면 뭐가 어쩌고저쩌고 핏대 세워 침 튀기며 되는 소리 중얼중얼 아귀아귀 배 터지게 처넣고 안 되는 소리 부릉부릉 꼭지 돌게 들이마시면서 아마도 죽을 때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10
진주혼식眞珠婚式 0 진주혼식眞珠婚式 犬毛 趙源善 입만 봐도 손만 잡아도 향기만 맡아도 눈만 마주 쳐다봐도 옹달샘물 속처럼 훤하지 밀고 당기고 보듬고 쓰다듬어 삼십년 자글자글 잔주름, 거뭇거뭇 검버섯 나란하다. <09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07
아내 0 아내 犬毛 趙源善 네 속에 내가 있다고? 네가 네 맘대로 나를 꼭 붙잡아 가둬놓은 거지 네가 내 알맹이를 홀라당 뽑아간 때문에 나는 네 가까이에 늘 그림자로 졸졸 따라다녀야 해 너로 인해 난 텅 빈 껍데기야 나를 몽땅 가진 네가 내 속으로 되들어오겠다고? 넌 이미 내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으면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05
주당酒黨 0 주당酒黨 犬毛 趙源善 오늘같이 음산해서 약간 으스스한 날은 여지없이 목구멍이 간지러워서 여차저차 어떤 수를 부려서라도 기필코 한 건 올려야한다 “이놈아 요즘 어찌 지내냐? 얼굴본지 꽤 오래다!” 슬쩍 숭늉 떨며 꾹 찌르면 “히히히- 개털 네놈 또 허리 아픈 모양이구나!” 눈치 빠르게 낄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1.04
참치공부 0 참치공부 犬毛 趙源善 오랜만에 가을비 칙칙하게 내린다 그것도 토요일 오후에 말이다 퇴근길에 먹고 싶은 것 없냐고 전화했더니 슈퍼마켓에서 뭘 사 오란다 식빵 한 봉지 깡통참치 한 개 강아지 소시지 한 개 산뜻하게 샀다 봉지 열자마자 고추참치를 사오면 어떻게 하냐고 짱알거린다 그런 심부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0.31
얼굴 0 얼굴 犬毛 趙源善 억지로 웃었더니 뒷맛이 쓰다 그래서 내 잘 생긴 얼굴이 이지러졌다. 세상의 그럴싸한 빈껍데기에 혹해서 생각 없이 놀아나 손뼉 치며 헛된 욕심 부리지 말자 단풍 아름다운 것도 한 때 시들면 초라하고 떨어져 짓밟히면 가련하고 태워져 재 되면 한 줌 먼지라 광 팔아서 돈 땄으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0.29
아침 드라마 0 아침 드라마 犬毛 趙源善 지하주차장에 무언가 반짝거린다 자동차 앞 뚜껑위에 사탕 한 알 달랑 앉았다 손바닥위에 놓는다 은박포장지가 꽤 예뻐서 속이 궁금하다 껍질 벗기니 알맹이가 둥글납작한 게 윤기가 나고 아주 먹음직스럽다 괴인 침을 꿀꺽 삼킨다 입 속에 쏙 넣어 혀로 핥으니까 아주 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