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酒黨
犬毛 趙源善
오늘같이 음산해서 약간 으스스한 날은 여지없이 목구멍이 간지러워서
여차저차 어떤 수를 부려서라도 기필코 한 건 올려야한다
“이놈아 요즘 어찌 지내냐? 얼굴본지 꽤 오래다!” 슬쩍 숭늉 떨며 꾹 찌르면
“히히히- 개털 네놈 또 허리 아픈 모양이구나!” 눈치 빠르게 낄낄거리고
“여보! 오늘 뭔 협의회가 갑자기 생겼어.”하고 신고하면
“영감 또 뻔한 딴소리 하시네. 제발 1차만 하셔요, 10시 통금 알죠?” 못 박는다
야 호!
홀수로 딱 세 병만 나눠먹고 진짜 일찍 들어가야지 하며 입술에 침 바르지만
술에 관한 한 그 친구 원래 진드기라 내가 툭툭 털고 빨리 일어나기가 쉽지 않으리라
아내는 늘 이 부분에 매우 강력한 의문(?)을 제기한다
암튼 허리가 벌써 시원하다
나는 이렇게 사는 게 참 좋다
벌써 꿀꺽꿀꺽 침이 넘어간다.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결코 술꾼이 아니다.
<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