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犬毛 趙源善
억지로 웃었더니 뒷맛이 쓰다
그래서
내 잘 생긴 얼굴이 이지러졌다.
세상의 그럴싸한 빈껍데기에 혹해서
생각 없이 놀아나 손뼉 치며 헛된 욕심 부리지 말자
단풍 아름다운 것도 한 때
시들면 초라하고 떨어져 짓밟히면 가련하고 태워져 재 되면 한 줌 먼지라
광 팔아서 돈 땄으면 순전히 옆 사람 덕
영원한 내 편은 없고 운을 믿어서는 안 된다
내 떡은 내가 빚어야하고
내 속에는 하나 가득 오로지 나뿐이니
나 혼자 견디며 내가 나를 추슬러 보듬고 살아야지
사람인 까닭에 심이 깊어야한다
뻔한 찬바람에 움츠려 주눅 들지도 말고
입에 떫어도 달게 먹으면 그게 바로 행복인 것
누가 강남 간다고 덩달아 나서지도 말자
비굴한 웃음이 가래침보다 더 더럽지
이러니저러니 남의 탓일랑 아예 접고
언제나
꼿꼿이 솔직 하자
얼굴이 진실이다.
잘 생긴 내 얼굴.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