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해는 뜨고 진다지만3

犬毛 - 개털 2020. 9. 21. 13:09















해는 뜨고 진다지만
견모 조원선

싱그러운 아침이다.
오늘산책은 초원길이다. 넓은 잔디양식장을 만난다. 가슴이 탁 트인다. 셋이서 푸르름을 한껏 즐긴다.

다리밑에 쓰레기 보인다. 이 위치는 지나는 사람 거의 없다. 농사꾼과 버린 놈(?)과 가끔 우리만 다니는 길이다. 저걸 치울 사람은 없다.

"어떻게 되겠지. 누군가 할 텐데 뭐. 나만 살면 돼. 아무도 안 봤지? 이런다고 망하진 않을 거야."

설마가 사람 잡는다. 나라 잡는다. 삽시간에 쪽박 찬다. 나라 망한다. 제발 정신차리자!

다 잊어버리려고 눈을 돌린다.
벌초된 묘ㅡ추석이 가깝다
밭ㅡ기름진 금수강산인데
이정표ㅡ우린 어디로 가나?
들꽃ㅡ보라야 넌 아니?
태양광ㅡ산자락 까뭉개고 전봇대 박고
들꽃ㅡ노랑아 어떠냐? 강아지도 웃는다
살목ㅡ산채로 껍질 벗겨진 나무가 그린 그림

난 희망을 마시고 싶다.
난 희망에 취하고 싶다.
난 그렇게 비틀거리며 해를 꼭 끌어안고 싶다.
(200921)

'詩 (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불출이  (0) 2020.09.22
작업  (0) 2020.09.21
이번가을은좀이상하다  (0) 2020.09.20
싱싱한 전어  (0) 2020.09.20
엄마  (0) 202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