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학 자학 견모 조원선 오일장가서 과일 사오다가 공사중인 시장근처 좁은 골목에서 맞은 편 차가 밀고들어오는 걸 피해주다가 갓길주차한 트럭꽁무니에 옆구리를 긁었다 마음 아프다 어찌 이런 일이 바야흐로 감각이 무뎌가는 걸까? 고령운전 ㅡ 큭! 아, 이거 참! (190930) 詩 (2019년) 2019.09.30
깜깜절벽 깜깜절벽 견모 조원선 오리무중 누가 세고 누가 약한가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누가 높고 누가 낮은가 누가 알고 누가 모를까 누가 예쁘고 누가 미운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가 누가 편이고 누가 적인가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가 점입가경 (190927) 詩 (2019년) 2019.09.29
미치광이 미치광이 견모 조원선 천의 얼굴로 하늘을 난다 말리지도 않고 말릴 수도 없고 우습지도 않고 웃을 수도 없고 발밑이 구름인데 (190927) 詩 (2019년) 2019.09.27
거미 거미 견모 조원선 기둥과 기둥사이의 거리를 재고 실리는 하중의 최대치를 가늠하고 걸리는 장력까지 계산해서 방풍 방수 내진이 가능한 완전 수작업세공 살과 뼈를 녹여 피와 땀으로 엮은 과학적 초현대식 신기술 그물망건축 나는 줄침대에 쉬고있는 거다 나는 원천적으로 살의.. 詩 (2019년) 2019.09.27
슬픔 슬픔 견모 조원선 듣기 싫어서 하늘만 보고 보기 싫어서 새소리만 듣습니다 구역질을 먹고 삽니다 들숲을 걷고 들풀을 만나고 들꽃을 보듬다가 들바람에 취해 비틀거립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어지러워서 서럽습.. 詩 (2019년) 2019.09.26
개털 개털 犬毛 趙源善 이래도 저놈 개새끼 탓 저래도 저놈 개새끼 탓 뭐래도 저놈 개새끼 탓 제 탓 아예 모르는 더럽고 치사한 사람새끼이기보다 사람 탓 욕으로 다 뒤집어쓰고도 일편단심 충성하는 저놈 개새끼의 살랑거리는 착한 개털이고 싶어 <1909> 詩 (2019년) 2019.09.23
허탕 허탕 견모 조원선 싱싱한 어둠을 미끼로 달았더니만 그 어둠을 밤이 덥석 삼키고 그 밤을 별이 덥석 삼키고 그 별을 달이 덥석 삼키고 그 달을 새벽이 덥석 삼키고 그 새벽을 해가 와락 쫓아버려서 내 낚시 망태기는 텅 비었다. <1909> 詩 (2019년) 2019.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