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죽으면 나죽으면 犬毛 趙源善 생각해보니까 그렇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끝이다 알아서들 하거라 죽은 놈이 뭘 알겠냐. <1408> <장수왕릉> 詩 (2014년) 2014.08.06
은퇴 은퇴 犬毛 趙源善 내 오른 손이 왼 손만 못할지도 몰라 언제 기회를 줘 봤니? 쉴 새 없이 헉헉거리다보니 그리 되었구나 미안해 지팡이야 이제 어느 손으로 짚어도 매한가지지 뭐 구백구십구 계단이야 등짐일랑 얼른 풀어놓고 꼭대기에서는 날아가야 한대. <1408> <빌린 사진> 詩 (2014년) 2014.08.01
어차피가는길 어차피가는길 犬毛 趙源善 웃으며가든울며가든배불러가든배곯아가든앉아가든누워가든 눈뜨고가든눈감고가든일찍가든늦게가든제명대로제각각제길 가는것비척비척등떠밀리지말고휘적휘적씩씩하게어서가자고. <1408> 詩 (2014년) 2014.08.01
부고 부고 犬毛 趙源善 중앙일보 26면 하단기사는 아침마다 슬픔을 판다 사고 싶지 않으면서도 공연히 지갑을 꺼내듯이 슬프고 싶지 않으면서도 당연히 다가서는 눈길 낯익은 이름세자 곱게 누웠다 친구다 띠리리리- 여보세요- 어, 이 자식! 안 뒈졌구나! 히 히 히- 아이 씨! 나 아니라니까! 히 .. 詩 (2014년) 2014.07.24
비참한 여름 비참한 여름 犬毛 趙源善 염병할 년의 잔인한 땡볕이 나를 끄슬리고 나면 육시랄 놈의 흉악한 빗줄기가 나를 두들겨 팰 것이다 찢어진 부채 하나로 내가 틀어막기에는 너무나 드센 시련이라서 좋다는 누가 나대신 살아라하며 길게 누우니 솟아날 구멍 없는 하늘이 내 위로 무너져 내린다... 詩 (2014년) 2014.07.23
내가 가끔 모자를 쓰는 이유 내가 가끔 모자를 쓰는 이유 犬毛 趙源善 모자를 지극히 사랑하던 저 세상 가신 띠 동갑 형님이 이런 말 한 적 있지 대가리가 따듯해야 마음도 따듯하단다. 대머리 아니다 흉터 없다 혈압 정상이다 한여름에 무슨 보온 운운 하겠는가 무식을 드러내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처절한 위장일 뿐 .. 詩 (2014년) 2014.07.23
안부전화 안부전화 犬毛 趙源善 띠리링. 네. 개털너뒈졌다고소문났는데전화잘받네. 뭐? 짜샤몇달째얼굴을못보니까그렇지. 나요새귀가불편해서. XX놈아귓구멍에먼지가쌓여그러는거야술처먹으면다나아. 이새꺄뭔말을그따위로해? 내일저녁7시거기로나와X새야. 나금주중이라고. 빙신아술을안처먹.. 詩 (2014년) 2014.07.21
며느리보기 며느리보기 犬毛 趙源善 이제 나라는 인간의 반쪽을 도려내야한다 시아비라는 과제물로 반쪽의 반을 메우면 할아비라는 축복이 나머지를 채워줄 거다. <1407> 詩 (2014년) 2014.07.21
백만 원 백만 원 犬毛 趙源善 심심해서한번생각해본다친구에게불쑥전화하여 내게백만원보내라하고딱끊으면즉시송금할친구는 (되오는전화는받지않는다) 몇이나될까?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 그것이참--열아홉여덟일곱여섯다섯넷셋둘하나 그러면 이런전화가똑같이온다면내가즉시.. 詩 (2014년) 2014.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