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름 거스름 犬毛 趙源善 난 늘 육천 육백 원을 가지고 다닌다 난 약속한다 만원을 주우면 오천 원을 거슬러놓고 오천 원을 주우면 천 원을 놓고 천 원을 주우면 오백 원을 놓고 오백 원을 주우면 백 원을 거슬러놓기로 일 년 내내 땅만 보고 다니는데 한 번도 돈 주운 적 없다 어저께 육백 원을 .. 詩 (2014년) 2014.08.29
세월 세월 犬毛 趙源善 세월을 품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울려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탐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꾀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탓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묶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지워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달래 세월이 멈출까. <1408> 詩 (2014년) 2014.08.27
내 친구 머피 내 친구 머피 犬毛 趙源善 내가 낚싯대를 펼치고 찌 맞추고 밑밥주고 첫 미끼 달고 나면 금방 곧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좋은 일이다. 오늘 고기 낚지 말라는 하늘의 뜻. 즐거운 마음으로 자자. 다음날은 강 낚시. 장화신고 말뚝 박고 밑밥 흘리며 슬슬 견지낚시 줄 풀기 시작하는 데 또 비.. 詩 (2014년) 2014.08.27
연습 중 연습 중 犬毛 趙源善 떠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친구와 밤새워 바둑으로 세상을 주고받았다. 어젯밤 아내가 - 집에 들어오면 죽일 거야 - 하고 카톡으로 협박했다. 모두 떠나간 낚시터의 밤이 문득 무서워 황급히 집으로 달려온 날이 많다. 그때의 공포감을 누구도 모른다. 오늘은 필히 .. 詩 (2014년) 2014.08.27
용서 용서 犬毛 趙源善 77번을 용서하라고? 난 못한다. 2번도 어림없다. 이건 직업과 관련된 주문이다. 그렇게 말함으로서 만인의 칭송을 받으며 자기직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편안하게 삶을 누린다. 교사 목사 신부 스님 교황 등등 뭐 이런 직종이다. 솔직히 말해 교사일 때 나도 그랬다. 이.. 詩 (2014년) 2014.08.27
껍데기론 껍데기론 犬毛 趙源善 선과 악이 내 속에 가득한 데 늘 선이 밑에 깔린다 미와 추도 내 속에 가득한 데 늘 미가 밑에 깔린다 구더기처럼 쉼 없이 꼬물꼬물 오로지 탈출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마치 역류성 식도염의 신트림같이 날 녹여 잡숫고도 모자라 세상으로 기어이 나오겠다는 아우성 .. 詩 (2014년) 2014.08.27
고개 못 드는 남자 - 간이 배밖에 나온 남자 - 맛이 간 남자 - 무너진 하늘 - 쏟아진 물 고개 못 드는 남자 - 간이 배밖에 나온 남자 - 맛이 간 남자 - 무너진 하늘 - 쏟아진 물 犬毛 趙源善 8월 X일 : 인연 끊은 큰 처남이 미국서 아내에게 불쑥 400불 송금. 이십 년만의 이상하고 해괴한 일. 8월 X+1일: 아내 아침에 외출. 오늘 아들 생일. 결혼 준비에 들뜬 아들 귀가 늦는다하여 문자.. 詩 (2014년) 2014.08.23
발뺌 발뺌 犬毛 趙源善 나 시인 아니다. 옛 사랑은 시커먼 짜장면 - 볼품없다 죽으나 사나 일편단심으로 아무리 휘젓고 비벼도 오로지 한 가지 구수한 맛. 요즘 사랑은 시뻘건 짬뽕 - 화려하다 오만 잡동사니 다 버무려 넣고 뒤섞어 얽히고설킨 무조건하고 더럽게 매운 맛. 내게 팔뚝질 하지마라.. 詩 (2014년) 2014.08.22
팔뚝질 팔뚝질 犬毛 趙源善 뭐라고?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씨부렁씨부렁 히히 미움이 어쩌고저쩌고 주저리주저리 히히 이래도 한 세상 흔들흔들 저래도 한 세상 건들건들 욕 한번 오지게 못 하는 주제에 침 한번 퉤하고 못 뱉는 주제에 이거나 배터지게 실컷 처먹어라 시인이시라고? <1408> 詩 (2014년) 2014.08.22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犬毛 趙源善 덧셈과 뺄셈을 생략하고 곱셈과 나눗셈을 무조건 외운 놈 도덕과 역사를 모르면서 자유와 민주를 실컷 누리는 놈 거스름돈을 헤아리지 못 한다 조국과 민족을 생각하지 못 한다 차만 타고 다닌 놈은 걸을 줄 모르고 배만 타고 다닌 놈은 헤엄칠 줄 모르.. 詩 (2014년) 2014.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