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술 권하는 들녘

犬毛 - 개털 2018. 10. 31. 14:49
술 권하는 들녘
견모 조원선

온 들판 구비구비 초록등이 늘어섰다
분단장한 기생들 버선발로 뛰어나와
허리춤잡고 늘어진다
홍등은 가라 저리 가라
제주의 들판은 가을이 멀단다

에헤라디야
잎과 꽃과 열매가 술을 권하니
얼씨구나
아침술에 하늘이 파랗게 취하고
덩덩 덩더꿍
몽롱한 영감탱이 파도처럼 어깨춤 추니
아라리 아라리요
돌담 틈새로 스미는 한라산 바람노래가 안주다

초록은 좋은 것이다
어디서 말 우는 소리 새빨갛게  들린다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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