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무한의 늪

犬毛 - 개털 2018. 10. 31. 14:45

무한의 늪
견모 조원선

알몸으로 태어나서
헤아리는 모든 숫자가 다 네 것이니
열심히 세어라

수는 끝이 없어서
재물도 명예도 사랑도 행복도 권력도 질병도 고통도 불행도 욕심도 고독도 다 그 속에 녹아있단다

네 뫼비우스의 띠를 신이 잘라버리는 순간
네가 껴입은 숫자옷의 무게만큼 깊이 추락하는 거야

빛이 없는 나락으로.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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