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8년)

아침의 정사

犬毛 - 개털 2018. 8. 24. 11:47
아침의 정사
견모 조원선

얘는 왜 긴밤을 그냥 보내놓고 아침에 그걸 하자고 졸라대는 걸까?
마다할 내가 아니지.
우동 짜장을 가릴 처지가 아닌데.
얘는 홀라당 벗고 길게 나자빠쪄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구석구석 한군데 빠짐없이 더듬어 진하게 애무해줘야 슬슬 반응을 보이는 데 이때쯤이면 이미 늙은 나는 온몸이 땀으로 미끈거리게 마련.
뜨겁게 달아오른 얘가 눈을 빨갛게 뒤집고 헉헉거리며 내게 달려들어 거친 애무를 시작하면 여기서 냉정해야한다.
눈 딱 감고 순간점화시켜 참새처럼 재빨리 한 방에 빵 쏘아 터트리고 어서 튀어야한다.
얘는 색골이다.
잡히면 두탕 세탕 죽는다.
뼈가 녹아난다.
아 아!

해가 뜨겁게 뜨겁게 나를 사랑한다.
아침에 잔디를 깎는다.
온몸에 땀이 비오듯 한다.
찬물 목욕한다.
쾌감이 전신을 짜릿하게 훑는다.

사랑은 좋은 것이다.
(18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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