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년)
있을 자리
견모 조원선
있을 자리에 있으면 제값이고
아닌 자리에 있으면 똥값이다
들판 산책길 도랑 밭담 위에 웬 냄비뚜껑 하나 덩그마니
잠시 로댕이 되어본다
신기하다
영화 속 우주인 비행접시의 불시착 같다
그리고 보니
과연, 나는 제자리에 있는 걸까?
하루 종일 내 머리 위에 냄비뚜껑이 자리 잡았다.
(17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