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발왕산發旺山에 오르다

犬毛 - 개털 2009. 1. 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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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왕산發旺山에 오르다

犬毛 趙源善



태백산맥太白山脈 발왕산 꼭대기

아래 사방이 오로지 다 산 산 산 이다

흰 눈밭에 퍼질러 앉아

동해처럼 차가운 술 한 잔 머금으니

가슴 속이 파랗게 저리다

날카로운 땅의 정기가 발뒤꿈치를 뚫고 올라 머리끝을 통해 위로 치솟는다.


개미들이 꼼지락거린다

미끄러지고 기고 뛰고 아니면 으스대며 날아봤자

지쳐 드러누우면 이 흙에 묻히거늘

저기 멀리서 바다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

늘 하늘을 편안히 덮고 사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는 사실

스물 스물 한기가 뼈에 파고들어도

여기서 내려가기가 싫다.


아 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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