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고백告白

犬毛 - 개털 2009. 1. 26.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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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告白

犬毛 趙源善



내 몸에선 고약한 냄새가 나요 마주하셨으면 온몸을 어서 퍽퍽 털어내세요

내 손은 때가 덕지덕지 더러워요 잡으셨으면 두 손을 어서 빡빡 씻어내세요

내 입은 아주 날카롭고 거칠지요 들으셨으면 두 귀를 어서 살살 닦아내세요

내 가슴은 활활 불타오르지요 안으셨으면 데인 상처를 어서 호호 식히세요

내 주머니는 늘 텅 비었어요 드셨으면 몇 푼 안 되지만 어서 술값을 척척 내세요

내 진정 귀찮으시면 아예 비켜 가시라고요 아셨으면 뒤에서 어서 침 퉤퉤 뱉으세요

내 진심을 말씀드린 거 에요 느끼셨으면 진짜 아무렇지도 않으니 어서 실실 비웃으세요

내 하고픈 대로 그냥 내버려 두세요 맘대로 이렇게 꿋꿋 산다니까요

내 고집 누구도 못 말려요.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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