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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 개만도 못한

犬毛 - 개털 2008. 12. 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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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 개만도 못한

犬毛 趙源善



상놈의 팔자라

일찍이 죽었던 보릿고개가 귀신으로 나타나

냄비바닥 박박 긁어 구멍 내는 바람에

맨밥 말아 먹던 물조차 뚝뚝 새고

간장 찍은 손가락 쪽쪽 빨다보니

뼈다귀가 허옇게 드러났네요.


어쩌다 운이 지독히 좋아서 가위바위보로 벼슬하신 양반

이쪽 패 저쪽 패 작당作黨하여

잘났다 못났다 입씨름만 꽥꽥

제 밥그릇 챙기느라 억億 억億 삼켰다 뱉었다 그렇다 아니다 만세 부르고 고랑차고

눈 까뒤집으며 더러운 돈지랄로 구정물만 튀기시니

그 잘난 감투 쓰자마자 배불러 고무신 거꾸로 신으셨네요

염치라는 게 있지

물꼬는 터주셔야 숨이라도 쉬지요.


임 헤아리는 그 돈 누구 돈이며

임 깔고 앉은 그 의자 누구 의자며

임 씹는 그 고기 누구 고기며

임 드러누운 그 땅 누구 땅이며

임 과연 누구 손자이며 누구 아들이며 누구 핏줄이냐 이겁니다요.


개천에 용 나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더이다

바람나 꼬리만 긴 이무기들 아까운 먹이만 축내는 아귀이더이다.


임이여!

똥개도 제 주인은 알아보고 밤 되면 멍멍거리며 집을 지킨다오.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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