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登山
犬毛 趙源善
모자나 신발이나 옷이나 배낭이나 지팡이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
사방천지 온 산에 오르락내리락 주섬주섬 놀고 먹자판 해롱거리면 안돼
맨발에 빈손이라도 정중해야 해
산이 조용히 말하는 걸 한 마디라도 알아들어야지
메아리는 낯가림이 없어서 아무나 친구같이 막 되돌려주지만
산은 주고받는 마음이 통해야 정을 나눠준다니까
늘 산을 경외하라고
촐랑촐랑 올라간다고 다 등산이냐?
무조건 오르기만 하면 다 네 발밑에 있다더냐?
그만큼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걸 모르더냐?
아무쪼록 산의 정기精氣로 가슴을 가득 채워라
그리하여 너를 진짜 무겁게 해야지
등산登山이나 등단登壇이나 아무렇게나 누워서 떡 먹는 게 아니니라.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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