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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登山

犬毛 - 개털 2008. 12. 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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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登山

犬毛 趙源善



모자나 신발이나 옷이나 배낭이나 지팡이는 중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

사방천지 온 산에 오르락내리락 주섬주섬 놀고 먹자판 해롱거리면 안돼

맨발에 빈손이라도 정중해야 해

산이 조용히 말하는 걸 한 마디라도 알아들어야지

메아리는 낯가림이 없어서 아무나 친구같이 막 되돌려주지만

산은 주고받는 마음이 통해야 정을 나눠준다니까

늘 산을 경외하라고

촐랑촐랑 올라간다고 다 등산이냐?

무조건 오르기만 하면 다 네 발밑에 있다더냐?

그만큼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걸 모르더냐?

아무쪼록 산의 정기精氣로 가슴을 가득 채워라

그리하여 너를 진짜 무겁게 해야지

등산登山이나 등단登壇이나 아무렇게나 누워서 떡 먹는 게 아니니라.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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