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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菊香

犬毛 - 개털 2008. 11. 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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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향菊香

犬毛 趙源善



일머리가 없는 건 아니다

내가 꺾은 것도 아니다

무심코 주웠는데

불쑥.


노랑

국화 한 송이

앙증맞은 꽃잎들 따서

하얀 백지위에 늘어놓고는

무딘 손끝으로 살금살금 헤아린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이른 여든 아흔 백 백열 백스물

백스물하나 백스물둘 백스물셋 백스물넷 백스물다섯 백스물여섯 백스물일곱 장.


향이 샘처럼 방울방울 솟는다

온 종일 손가락을 코에 달고 다닌다

눈이 환하고 머리가 다 맑은 것 같다

쭈글쭈글한 손에 국화꽃 한 송이 활짝 피었다.


명심하여

내일도 잊지 말자

참 귀여운 이 짓거리 또 해야지.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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