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중국中國

犬毛 - 개털 2008. 1. 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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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中國

犬毛 趙源善



네가 가짜라서 우습다.


이빨 날카로운 악어 아가리에 머리를 넣거나

외줄 타는 염소잔등에서 원숭이가 물구나무를 서거나

긴 코로 코끼리가 농구공을 들고 덩크 슛을 하거나

그 무섭다는 호랑이가 불구멍을 껑충 뛰어넘거나

돼지들이 줄 서서 달리기 시합을 하거나

그게 다

먹는 거 아니면

매 맞는 데 장사 없음이지.


짧은치마 걸친 처녀가 배시시 웃으며 내 발을 주물럭거리거나

잘 생긴 총각 놈이 콧등에 진 땀 흘리며 내 온 몸을 두드리고 잡아당기거나

덕분에 고구려의 거대한 역사가 내 등줄을 타고 짜릿한 쾌감으로 되살아나지만

아무튼 하이난섬海南島에 세종대왕과 퇴계선생이 신나게 판을 친다는 사실

동양의 하와이에 한국인韓國人이 으뜸으로 논다

그게 다

돈 때문이지.


문제는 그게 아니야

우리 깊이 생각하자

거대한 땅 덩어리를 우뚝 딛고

인산인해 우글거리는 십삼 억 숫자를 무기로

슬금슬금 온 세상을

어수룩한 척 질질 침 흘리며

시커멓게 덮어가는 음흉한 그림자

느려터진 듯 결코 느리지 않은 그 속에

삼국지三國志의 엄청난 귀신들이 숨었음을

명심해야지.


네가 가짜라도 무섭다.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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