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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날기

犬毛 - 개털 2008. 1. 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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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날기

犬毛 趙源善



잡아당기는 대로

목줄 매인 개 끌리듯 떠나긴 한다만

썩 마음 내키는 건 아니다

낚시채비 꾸미는 것 하곤 영 달라

짐 꾸리라니까 부스럭부스럭 챙겨

늘 머리 위에 이고 모시던 하늘을

짓밟고 올라타 날아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일단 가놓고 보면 정말 좋아서

눈에 뵈는 게 다 살아있는 인생 공부더라

열세 살 늙은 개 맡기고 슬며시 떠남이 좀 불안하지만

딸년이 어련히 잘 돌보랴

남의 여자 몹시 궁금한 것처럼 여행도 그래

여기저기 어디든 간에 보고 묻고 들을 것이 쌓였지

절대 시간과 돈을 문제 삼지 말라

나다니는 시간을 결코 아까워하지 마시라

돈이야 나중에 벌면 되는 것 외상으로라도 일단 집을 훌쩍 떠나시라.


아무튼 간에

지팡이 짚기 전에 어서 자꾸 떠나야한다 서두르는

여행에 미친 말띠 아내가

내 복이다.


쌍 말띠

우리는 오늘 또 하늘을 함께 나른다.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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