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犬毛 趙源善
너 불이야
너 대단해 너 완벽해
너 바라며 너 믿으며 너 사랑하며
너 꽃이고 너 왕王이고 너 신神이고
너 선線이다가 너 점點이다가 너 원圓이다가 너 하늘이다가
네가 시작始作이며 네가 근본根本이며 네가 진리眞理이며 네가 결국 종말終末이라.
그제 마지막 밤까지 모두 너무 지쳤어
첫째 날은 항상 사람들이 춥고 배고픈 거야
허우적허우적 살 베이는 새벽
산이든 바다든 어디든 간에 모두 너만 기다리다가
순식간에 너 완전히 박살내지 뭐
아귀 떼같이 달려들어 냉큼 씹어 삼켜 입맛 다시지
만세야 만세-
제각기 꿈과 희망希望으로 배불러 싱글벙글 아주 흡족한 얼굴들이야
수십 억 개 쪼개진 빛으로 사람들 가슴 가슴속 복福으로 환하게 채워주고는
어제의 너
껍데기로 둥둥 떠 다녔어
정말 고마워.
오늘 둘째 날이군
언제 그랬냐고 발자국만 어지러이 흩날리는 텅 빈 네 앞
이리도 쓸쓸하고 적적하니
참 미안해
살다보면 그렇게
쉬이 잊혀지기도 하나봐
죽도록 사랑한다 해서 일평생 날마다 너만 품어
내 안 항상 너로 가득할 수 있겠니?
반 뼘 사람 속
절망이 슬금슬금 둘러쌓은 두터운 담 누구도 허물 수 없는 것이라
꿈은 반드시 깨어지지
너그러이 용서해줘.
한 치 오차 없이 무한한 힘으로 우주宇宙를 보듬는 열정熱情의 덩어리
오늘 또 너를 만나고
내일 또 만나고
모레도 또
영원永遠
무궁무진無窮無盡
너
멋져.
<0801> 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