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꼴
犬毛/趙源善
내 맘이
내 속에서 살금살금
내 눈 밖으로 기어나가더니
내 분을 못 삭여
내 말라붙은 등짝에 못을 박나보다
내 낚시에 걸린 꺽지라고
내 손으로 아기는 놓아주면서
내 입으로 그 어미를 씹어 삼키니
내 원 참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내 어찌 저 멀리 뜬 별이 달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잊는단 말인가
내 직접 구운 작은 그릇은
내 분수에 맞게
내 버릇대로 닦아야지
내 몰래 가출한 분신이 허기져
내 갈비를 쥐어뜯어
내 발뒤꿈치가 아프다
내 진실로 나에게 이르노니
내 얼굴값으로
내 머리를 숙여라
내 꼴이라니.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