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국화 전시회

犬毛 - 개털 2005. 11. 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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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전시회


犬毛/趙源善


날 이해하기 어렵다

참 이상해

왜 남들이랑 이리 다른지.


네 살 사내놈 싱그러운 고추

뽀얀 쌀 막걸리 한잔과 상큼한 홍어무침 한 점

이발소 달력속의 이팔 풋 소녀 까무잡잡한 젖꼭지

일천짜리 파란 컵 생맥주 한잔과 윤기 잘잘 흐르는 땅콩 두알

퍼질러진 아줌마 허옇고 튼실한 볼기짝

말간 소주 큰 한잔과 파 숭숭 두른 구수한 빈대떡 한쪽

곱게 세월 누르신 팔십 고개 선생님 고고한 대머리

뜨끈한 정종대포 한잔과 감칠맛 나는 꼬치안주

어 어! 이게 아닌데.


저기 한구석 시들어진 화분

아 아

이제서 

이 냄새 - 엄마냄새다 

은은하고 

달짝지근한 

베갯속 꽃잎 향.

 

국화더미에 묻혀

그윽이

눈 감고

나 

제정신이 아니다.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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