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이 드리는 쪽지 방석이 드리는 쪽지 犬毛 趙源善 늘 당신 밑에 깔려 지내지요 무심히 엉덩이로 뭉개지만 마시고 햇빛 구경 한 번 시켜주시면 정말 좋지요 하긴 뭐 제 일이려니 하고 꾹꾹 눌러 참으며 그냥 삽니다만 의자는 별 게 아니고요, 임자가 누군지 그게 중요해요 “알맞은 크기의 그릇을 가진 무난한 사람” 자.. 詩 (2011년) 2011.03.16
애걸 애걸 犬毛 趙源善 임아 화나신다고 당신 배를 칼질하시니 펑펑 솟는 피가 은하수외다 오죽하면 그리 하시리오만 먼지 같은 우리네 인생 그냥 오그라드네요 어떡하라고 제발. <1103> 詩 (2011년) 2011.03.14
신발장 신발장 犬毛 趙源善 한 물 간 유행들이 오랫동안 빛 못 보고 컴컴한 감방 속에 처박혀있다 어디를 가든 나를 잘 보필하던 분(?)들에 대한 예우가 너무 소홀했다 새로 장만한 것 또는 맘에 드는 것으로 두어 켤레만 늘 신다보니 그렇다 한 때는 다 나의 사랑을 받았던 아주 멀쩡한 것들이라 아까워 버릴 .. 詩 (2011년) 2011.02.03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거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거다 犬毛 趙源善 우리의 적은 돈도 아니다 정도 아니다 힘도 아니다 피도 아니다 눈물도 아니다 산도 아니다 강도 아니다 바다도 아니다 소도 아니다 돼지도 아니다 닭도 아니다 달도 아니다 해도 아니다 하늘도 아니다 신도 아니다. 우리의 영원무궁한 적은 바로 우리자신이.. 詩 (2011년) 2011.02.03
새로운 시작 새로운 시작 犬毛 趙源善 꿈도 삶도 달도 해도 울고 웃고 웃고 울고 뜨고 지고 지고 뜨고 그렇다 끝은 없다 지금이 중요하다 항상 새로운 시작이다. <1012> 詩 (2010년 6월-12월) 2010.12.31
인간 인간 犬毛 趙源善 물을 죽이고 불을 죽이고 땅을 죽이고 하늘을 죽이고 바다를 죽이고 모든 살아있는 생명을 하나씩하나씩 다 잡아 죽이면서도 성이 솟구쳐 이제는 저희들끼리 서로 죽이고 죽는 잔학의 절정 자칭 만물의 영장. <1012> 詩 (2010년 6월-12월) 2010.12.27
적敵 적敵 犬毛 趙源善 네 발에 밟힌 벌레와 네 돌에 맞은 참새와 네 손에 낚인 붕어와 네 입에 씹힌 고기와 네 욕에 상한 친구와 네 정에 울은 여자와 네 꿈에 홀린 사람이 네 피 빨기를 원한다. <1012> 詩 (2010년 6월-12월) 2010.12.22
상견례 상견례 犬毛 趙源善 일면식 없는 사이에 눈에서 꺼낸 딸과 가슴에서 캐낸 아들을 바꾸면서 -부족한 자식입니다 -그저 둘이 좋다니 더 저울질하지 맙시다 -밉던 곱던 보듬어 안아야지요 뭐 -그럼요 네 네 허 허 허 이제부터 무시로 술 한 동이 지고 와 등걸에 걸터앉아 개울 건너로 한 잔씩 권하자며 서로.. 詩 (2010년 6월-12월) 2010.12.13
달관達觀 달관達觀 犬毛 趙源善 네가 토한 것을 내가 들이마시고 내가 토한 것을 네가 들이마시니 숨 쉬는 동안은 모두 한 몸인 것. <1011> 詩 (2010년 6월-12월) 2010.11.22
주절주절 왈가왈부 은근슬쩍 간질간질 주절주절 왈가왈부 은근슬쩍 간질간질 犬毛 趙源善 2010년 10월 - 금요일 5번 토요일 5번 일요일 5번 수리와 통계와 역사에 해박하신 어느 분 연구 결과 - 823년 만이라나 행운의 편지로 뭐 어쩌고저쩌고 주절주절 묘한 이야기가 도는데 하기야 이 흉흉한 세상 제 맘대로 저 좋아 하는 짓거리니까 모자라다.. 詩 (2010년 6월-12월) 2010.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