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이 좋은 까닭 개털이 좋은 까닭 犬毛 趙源善 이래도 저놈의 개새끼 탓 저래도 저놈의 개새끼 탓 뭐래도 저놈의 개새끼 탓 제 탓 아예 모르는 안하무인 어리석은 사람새끼이기 보다 사람 탓 다 뒤집어쓰고도 일편단심 무던히 잘 따르는 저놈 개새끼의 살랑거리는 현명한 꼬리털이고 싶어. <1409> 詩 (2014년) 2014.09.22
세월 세월 犬毛 趙源善 세월을 품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울려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탐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꾀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탓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묶어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지워 세월이 멈출까 세월을 달래 세월이 멈출까. <1408> 詩 (2014년) 2014.08.27
아무도 몰라 아무도 몰라 犬毛 趙源善 저기 칡 이파리 위 날름 올라앉은 청개구리. 조는 지 배고픈 지 오줌 참는 지 엄마 생각하는 지 그 속 나도 몰라 대통령도 몰라 교황도 몰라. <1408> 詩 (2014년) 2014.08.19
겁劫 겁劫 犬毛 趙源善 언제부터인가 옥수수 알이나 해바라기 씨처럼 촘촘히 들어박힌 수천 겁의 인연을 파내기 시작했다 이제 속이 다 드러나면 피가 나오도록 등을 박박 긁은 후 눈 감고 씨-익 웃을 것이다 시원할까? <1408> 詩 (2014년) 2014.08.10
나죽으면 나죽으면 犬毛 趙源善 생각해보니까 그렇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끝이다 알아서들 하거라 죽은 놈이 뭘 알겠냐. <1408> <장수왕릉> 詩 (2014년) 2014.08.06
은퇴 은퇴 犬毛 趙源善 내 오른 손이 왼 손만 못할지도 몰라 언제 기회를 줘 봤니? 쉴 새 없이 헉헉거리다보니 그리 되었구나 미안해 지팡이야 이제 어느 손으로 짚어도 매한가지지 뭐 구백구십구 계단이야 등짐일랑 얼른 풀어놓고 꼭대기에서는 날아가야 한대. <1408> <빌린 사진> 詩 (2014년) 2014.08.01
어차피가는길 어차피가는길 犬毛 趙源善 웃으며가든울며가든배불러가든배곯아가든앉아가든누워가든 눈뜨고가든눈감고가든일찍가든늦게가든제명대로제각각제길 가는것비척비척등떠밀리지말고휘적휘적씩씩하게어서가자고. <1408> 詩 (2014년) 2014.08.01
부고 부고 犬毛 趙源善 중앙일보 26면 하단기사는 아침마다 슬픔을 판다 사고 싶지 않으면서도 공연히 지갑을 꺼내듯이 슬프고 싶지 않으면서도 당연히 다가서는 눈길 낯익은 이름세자 곱게 누웠다 친구다 띠리리리- 여보세요- 어, 이 자식! 안 뒈졌구나! 히 히 히- 아이 씨! 나 아니라니까! 히 .. 詩 (2014년) 2014.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