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 수수께끼 0 시간 - 수수께끼 犬毛 趙源善 겉은 낚싯밥 구더기들처럼 아수라장이다 막무가내 앞뒤 위아래 옆이 없는 해괴한 모습이다 웅크리거나 혹은 도사리거나 제가끔 악다구니로 손짓 발짓 유영 한다 누군가 방금 골든 벨을 울린 광란의 디스코 클럽이다 사랑과 미움 성공과 실패 축복과 저주 처음과 끝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7.31
점點 0 점點 犬毛 趙源善 그 놈 앗다 길吉이니 꽁꽁 감춰두어라 - 생전의 어머님 말씀 이 자식아 흉兇이니 박박 밀어서 벗겨내라 낄낄 - 목욕탕에서 친구들 얘기 이러쿵저러쿵 때처럼 둥둥 떠다니는 말 어떤 모양으로, 얼마나 크게, 무슨 색깔로, 어디 박혔는가? 이게 중요하다하네 꺾어진 오십 여태껏 별 탈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2.06
운세運勢 0 운세運勢 犬毛 趙源善 오늘아침신문 안쳐다본다면서무심결잠깐읽었는데 54년생어영부영때때옷입는다고 하루종일까맣게잊었다 저녁나절어둑어둑할무렵잠시급한일보려 아담한나무밑마침딱한자리비어있어 얼싸이게웬떡이냐차를세웠다 한번에쏙잘집어넣어아주기분좋다 해지는건금방이라겨우십..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19
신神의 손 0 신神의 손 犬毛 趙源善 비라는 임 왜 제발 와 달라 부를 때는 시치미 떼고 딴청 피다가 모두 지쳐빠져 넋 나갈 즈음 제 맘대로 추적추적 오시는 지 그것 참 묘하다 그래도 아무튼 아주 말려죽이지는 않으니 너무너무 고맙기 짝이 없어 아니 각박하게 숨통 꽉꽉 죄는 우리 동네 요즘 꼬락서니 밉살스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3.02
미팅 0 미팅 犬毛 趙源善 누가 말하기를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면 그 마음을 안다고 그런데 너는 이야기하면서 도대체 내게 눈을 마주하지 않으니 건너편 바람벽에 누구 아름다운 눈이 매달려 있나보다 네 마음 내게 읽히고 싶지 않은 모양인가 하여 못난 얼굴 들이대고 빤히 쳐다보지도 못해 억지로 눈 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2.02
*장마 눈 0 장마 눈 犬毛/趙源善 눈이 한여름 장마 비처럼 펑펑 쏟아지더니 기어이 보를 넘어 둑을 터트렸다 눈이 하얗게 나를 떠내려 보낸다 넘실넘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19
*운명 0 운명 犬毛/趙源善 벌새는 반 뼘 날개야 쉼 없이 제 날갯짓으로 바람지어 날아다니지 너무 힘들어 오래 살지도 못해 겨우 네 살이 한평생 이라나 신천옹信天翁은 일곱 자尺 훤칠한 날개야 한번만 날개 펴고도 공짜바람 타고 아주 편안히 날지 아주 쉬워 속 편해서 길게 사나봐 사십년 한평생이라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9
*생매장 0 생매장 犬毛/趙源善 산채로자루속에넣어져 눈말똥말똥하니흙으로 덮이는닭을보면서아아 내가탄비행기가추락해 깊은바다빛없는곳으로 한없이가라앉아숨막혀 가슴터짐을오싹느낀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06
약속 0 약속約束 犬毛/趙源善 있잖아요! 나 그렇게 해 주세요 꼭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낙엽을 폭 덮고 그 냄새에 휘감겨 포근히 누워 잠들 수 있게 그렇게 해 주세요 꼭. 언제든 좋으니까 가을에만 죽게 해줘요 꼭 정말로요.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6
박제剝製와 냉동冷凍 0 박제剝製와 냉동冷凍 犬毛/趙源善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문 안의 세계가 궁금했던 게 바로 죽을 죄였나보다 그럴듯하게 둥그런 멋진 체육관 열린 창문을 통해 작은 창고 방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미지의 세계였겠지 호기심 아니면 갈망? 글쎄 그게 바로 실수야 이내 불빛하나 없는 칠흑 같은 밤을 맞..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