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點
犬毛 趙源善
그 놈
앗다 길吉이니 꽁꽁 감춰두어라 - 생전의 어머님 말씀
이 자식아 흉兇이니 박박 밀어서 벗겨내라 낄낄 - 목욕탕에서 친구들 얘기
이러쿵저러쿵 때처럼 둥둥 떠다니는 말
어떤 모양으로, 얼마나 크게, 무슨 색깔로, 어디 박혔는가? 이게 중요하다하네
꺾어진 오십 여태껏 별 탈 없이 잘 살았으니 좋은 쪽이겠지
심심한 오늘
하릴없이 훌러덩 벗어부치고 기웃기웃 거울 들이대 보자
등짝 가운데 거무죽죽 아주 깊숙이 웅크리고 숨었다는 그 놈
과연 내 복福이더냐
이리 꼬아 목을 비틀어 돌려 저리 돌아 봐도
도대체 딱 부러지게 확실히 바라 볼 수 없으니
이거 묘한 자세 꼬락서니하고는
“아이고! 저 영감탱이 갑자기 왜 벌거벗고 난리에요?”
쉬-잇
아이 참, 나 꼭 좀 보고 싶다니까
그 놈.
잘 보이는 곳에 아주 진하게
콱 찍어놓지
에이.
<0712>1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