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의 손
犬毛 趙源善
비라는 임
왜
제발 와 달라 부를 때는 시치미 떼고 딴청 피다가
모두 지쳐빠져 넋 나갈 즈음
제 맘대로
추적추적 오시는 지
그것 참 묘하다
그래도
아무튼 아주 말려죽이지는 않으니
너무너무 고맙기 짝이 없어
아니
각박하게 숨통 꽉꽉 죄는 우리 동네 요즘 꼬락서니 밉살스러워도
피우지 못한 청춘 홀로 먼 길 떠남이
못내 서러워
이리도 길게 울어주나 보다.
한 뼘 사람 속은 헤아려 짐작하기 어렵지만
하늘 뜻은 비록 깊어도 순리대로 짚어볼 수 있으니
인간의 발목을 잡은 신의 손길은
따듯하거나 차갑거나
둘 중의 하나
분명하다.
<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