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운명

犬毛 - 개털 2006. 12. 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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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犬毛/趙源善



벌새는 반 뼘 날개야

쉼 없이 제 날갯짓으로 바람지어 날아다니지

너무 힘들어

오래 살지도 못해

겨우 네 살이 한평생 이라나

신천옹信天翁은 일곱 자尺 훤칠한 날개야

한번만 날개 펴고도 공짜바람 타고 아주 편안히 날지

아주 쉬워

속 편해서 길게 사나봐

사십년 한평생이라고.


예쁘기로는 벌새가 훨씬 이지만

요령껏 눈치로 놀고먹으며 빈들빈들 오래 사는 게 좋은 건지

부지런 떨고 땀 흘리며 아등바등하다 일찍 죽는 게 좋은 건지

못 생긴 신천옹은 혹 알까?


에이 그게 다 팔자려니 해야지 뭐.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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