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지 0 도라지 <犬毛/趙源善> 가냘픈 제 이파리 부끄러워 오각五角뿔 보라색 풍선이 하늘하늘 그 신비神秘한 열림開花을 보라 아 아 ! 새색시 웃는 볼우물 아니더냐? 살짝 여민 치마 자락 속 고쟁이 깊숙이 하얗게 숨긴 다리 야릇한 향香 물안개처럼 살포시 나비야 넌 그걸 모를게다. (05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8.01
설곡산(침묵의 성지) 0 설곡산雪谷山(침묵의 성지) <犬毛/趙源善> 버티다가 개처럼 목 질질 끌려 네발로 들어가다. 나는 누구냐 지금 여기 이 세상 단 하나 뿐인 누구의 것도 아닌 나 - 엄청난 사랑의 덩어리라 너도 물론 왜 그리 살았나? 모든 무거운 생각들을 몽땅 설곡雪谷에 턱 내려놓고 보니 이 세상에 화 낼 일이 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31
노래라고? 0 노래라고? <犬毛/趙源善> 장님과 벙어리로 삼천일三千日 땅속 애벌레로 살다가 어느 날 밤 불쑥 솟아올라 등껍질을 쭉 찢어 두 번째 태어난다. 겨우 스무날살이 운명運命 그나마 입까지 트인 건 수컷이라고 삼천三千이 너무 서러워 스물二十이 다 뭐냐고 악 쓰는 겨? 아님 죽기 전에 어서 씨 뿌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6
어쩌라고 0 어쩌라고 <犬毛/趙源善> 도대체 너 나에게 무엇이 길래 눈 감아도 너 눈 떠봐도 너 밥 먹어도 너 밥 굶어도 너 술 마셔도 너 술 취해도 너 정 붙여도 너 정 떼어도 너 욕 씹어도 너 욕 담아도 너 침 뱉어도 너 침 삼켜도 너 잠 깨어도 너 잠 들어도 너 꿈 밖에도 너 꿈 속에도 너 나는 언제 어디로 영..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5
의문 0 의문疑問 <犬毛/趙源善> 하도 목말라 생수 한 병을 샀는데 목 추기고도 훨씬 남더라. 난 그 남은 걸 차마 못 버리겠더라. 그래 찌꺼기도 사랑이더라. 너도 그러냐? (05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4
요선정 0 요선정邀仙亭 <犬毛/ 趙源善> 굽이굽이 무릉武陵 허리춤 감아쥐고 활짝 웃으며 흐르는 주천강 등허리 꼬부라진 천년 노송老松 바라보며 풍류객風流客 양사언의 시정詩情을 더듬는다. 선녀탕仙女湯아래 요선암邀仙岩 등 타고 맨발 철벅거리다가 시커먼 꺽지 한 마리 낚아 콩 막걸리 한 사발 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4
뭉그러진 방학 0 뭉그러진 방학 <犬毛/趙源善> 오늘부터 자가自家 연수硏修라 어제저녁에 뒤지게 술 처먹었다. 아침에 아내가 거실 걸레질하면서 “발자국 찍히니까 나오지 마 이 웬수야 !” 아 아 난 한 달 동안 안방에서만 살아야한다. (05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0
눈물 0 눈물 <犬毛/趙源善> 뒤뜰에 쭈그려 궁상 떨다가. 이름모를 작은 풀 엄마산소처럼 동그란 꽃술솜털이 노랗게 하늘거리면 희다 못해 창백한 소복저고리 꽃잎들 가냘프게 손짓하니 아기 웃는 입내 모락모락 이게 꽃 이네 ! 아 아 지금 이 순간 나의 두 눈이 참眞을 보고 있어 뭉클 눈물 겨우 두 방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0
웃어라 0 웃어라 <犬毛/趙源善> 형광등 침침하다고 그 아래서 중얼거리지 마라 아주 깜깜하지 않음을 다행이라고 고마워해라. 늘 웃으며 살아야지 뭐가 그리 좋아 실실 거리냐고 ? 아니 그럼, 종일 울란 말이냐 ? 생각할 수 있음을 기뻐하고 네 안에 누군가를 묻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입 비뚤어진 웃음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20
[스크랩] 헛 일 헛 일 <犬毛/趙源善> 선생이 보랬다고 ? 백지 한장을 놓고 죽어라 들여다 봐라 이 미친 골 빠진 놈아 !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그건 백지야 ! 백지.(0507)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