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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라고?

犬毛 - 개털 2005. 7. 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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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라고? <犬毛/趙源善>



장님과 벙어리로 삼천일三千日

땅속

애벌레로 살다가

어느 날 밤 불쑥 솟아올라

등껍질을 쭉 찢어 두 번째 태어난다.


겨우 

스무날살이 운명運命

그나마 입까지 트인 건 수컷이라고

삼천三千이 너무 서러워 스물二十이 다 뭐냐고 악 쓰는 겨?

아님 죽기 전에 어서 씨 뿌리자고 암컷 부르는 겨?

고래고래

고래고래.


답답한 저년 땜시 미치겠다고

겹눈 둘 홑눈 세 개로

두리번두리번 

세상구경 실컷 하고 죽자고 묵묵부답黙黙不答

근데 내 소리는 들리는 겨?

꾸물꾸물

꾸물꾸물.


난 어떡하라고 꾸물대기만 하는 겨?

고래고래

고래고래 

또 고래고래.


익선관翼蟬冠이

우리 날개로 빚은 모자帽子라니까!

인간人間아

인간人間아

그래도

내가 노래 부르는 겨?

(0507)


주해: 매미 - 어미는 나무줄기에 알을 낳고 죽음.

1년 후 애벌레는 땅속으로 기어 들어가 적게는 3-4년,

보통 7-8년, 길게는 13-17년간 생활하다가 밖으로

나와 허물을 벗음. 이후 약 20일간 살다 죽음.

소리 내는 건 수컷. 영역표시 내지는 사랑의 세레나데라고.

날개로 모자를 만든 게 익선관이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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