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0 입덧 犬毛 趙源善 내 뱃속에 애가 들어섰나보다. 느닷없이 속 깊은 우물 이쪽 돌 벽 저쪽 돌 벽 수없이 부딪치며 두 팔 저리도록 들어 올린 얻어터져 퉁퉁 부은 두레박 이리 흘려 저리 흘려 비록 반타작도 못했지만 고드름 칼날 같은 냉수 입대고 벌컥 벌컥 들이마시고 싶다. 헛배부른 내 속 금방 쩌릿..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2
바보천국 0 바보천국 犬毛 趙源善 바보가 아닌데 어정쩡하게 바보가 된 어쩔 수 없는 똑똑한 바보도 바보들 속에서는 바보다. 아무튼 일단 천재라도 별 뾰족한 도리 없어 슬쩍 쉬고 싶어 길가 카페 아무데나 잠시 들리면 빼꼭 들어찬 분들 하나같이 향수냄새 풍기는 굉장한 시인詩人님 들이라 덧셈에 뺄셈에 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1
쾌감 0 쾌감 犬毛 趙源善 왼손은 감각이 뒤져서 잘 사용하지 않음 주로 오른 손 엄지와 중지로 구멍을 잘 비집고 밀어 넣어 손톱을 집게삼아 꼭 한 뿌리의 끝만 잘 잡아 하나 둘 셋 양손가락에 동일한 힘을 주어 순간적으로 휙 낚아채면 아 아 성공! 엄청난 쾌감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짜릿짜릿 쫙 번져 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1
발악發惡 0 발악發惡 犬毛 趙源善 궁리 끝 죽기 전에 천하 3대 명주名酒 중 백화주百花酒를 담아 마시기로 결심하다 그리 어려운 일 아니다. 제1일 소주한잔에 매화꽃잎을 띄워 마시고 제2일 소주한잔에 동백꽃잎을 띄워 마시고 제3일 소주한잔에 산수유꽃잎을 띄워 마시고 제3일 소주한잔에 생강나무꽃잎을 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10
맹꽁이 0 맹꽁이 犬毛 趙源善 내 눈 내 코 내 입 내 생각 내 능력 내 판단 내가 하는 일 내가 버는 돈 내가 쓰는 글 내가 먹는 음식 내가 낳은 자식 내가 앉은 의자 내가 만나는 사람 내가 흘리는 눈물 내가 누리는 기쁨. 지금 바로여기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어디 비할 바 없는 영원한 낙원이라고 무조건 굳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9
백목련白木蓮 0 백목련白木蓮 犬毛 趙源善 하얀 분단장한 봉오리 보시시 잉걸불 꽃 활활 지펴 초야 몽롱 단꿈 사흘 만에 어찌 저리 무참히 사그라지나 요절하는 아쉬운 슬픔 참 흐드러지다 누구라 그리 빨리도 이별하고 싶겠냐마는 들이대며 삿대질하는 이파리 등살을 어쩌란 말이냐. <07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7
쉬야 0 쉬야 犬毛 趙源善 아그냥참고올라갔어야하는데그놈의쉬야가늘문제다 거나해서택시내렸으면어서집으로기어들지왜뒤뜰공원으로가는가말이다 아가들미끄럼틀뒤의컴컴하고후미진곳을찾는다 일단벚나무에이마를살짝기대어균형을잡고두손의자유로움을확인한다음 조물락거리며바지의지퍼를내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7
깍두기 0 깍두기 犬毛 趙源善 칼질을 잘 못해 삐뚤빼뚤 크거나 잘거나 좌우지간 무를 설컹설컹 썰어 쓱쓱 소금절이고 젓국물 주르륵 부어서 다진 마늘이랑 생강 몇 조각 저며 넣고 설탕 한 줌 쥐어 휘둘러 좍좍 고춧가루 뿌려 주물럭주물럭 벌겋게 뚝딱 버무리면 거기 나름대로 손맛이 묻혀지는 법. 입맛대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6
오판誤判 0 오판誤判 犬毛 趙源善 온다고 약속해놓고 아니오는 놈이나 가라고 투정부려놓고 기다리는 년이나 똑같다. <07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5
닭 0 닭 犬毛 趙源善 어렸을 적 닭 한 마리 잡으면 집안 잔치라 국물은 다같이 한 대접씩이지만 고기는 늘 법대로 왼다리는 아버지 오른다리는 나 누나는 모가지와 똥집 밑의 여동생은 왼 가슴과 왼 날개 막내 여동생은 오른 가슴과 오른 날개 엄마는 갈비 왜 그래야하는 지 그때는 몰랐어 아 아 어머니. &l..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