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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犬毛 - 개털 2008. 3. 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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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밥통

犬毛 趙源善



내 비록 늙고 쭈글쭈글 찌그러졌어도

내 비벼주는 밥 먹고 잘 큰 애들 부지기수고

내 타는 오토바이 빛바래 낡았어도 아직 부릉부릉 힘 좋아

내 사전에 모르는 골목이나 숨겨진 번지 없이 씩씩하게 배달하지

내 속심 어찌 안다고 자꾸 구시렁거리는 가

내 항상 손 깨끗이 씻고 제일 좋은 재료만 사용한다니까

내 꺾어진 오십에 무슨 욕심이 더 있겠는 가

내 철밥통 공연히 흉보지 마라

내 이래 보여도 네 새끼 다 키워줬다

내 눈 안보여 제풀에 옷 벗고 가게 문 닫는 날까지

내 손 안에 새싹 보물들이 자라는 게야

내 주방에 재 뿌리면 안돼

내 하는 대로 그냥 놔둬 줘.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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