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노래 0 달 노래 犬毛 趙源善 달이 한껏 배부른 이맘때마다 한잔 또 한잔 기울이며 경포대鏡浦臺의 옛 한량들 흉내 낸다. 하늘에 둥둥 뜬 달 - 천월天月이라 바다에 넘실넘실 출렁이는 달 - 해월海月이라 호수에 찰랑이는 잔잔한 달 - 호월湖月이라 솔가지에 살포시 걸터앉은 달 - 송월松月이라 술잔에 퐁당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4
좋다 0 좋다 犬毛 趙源善 길이 미어지고 차가 꾸물거려도 좋다 호기로 카드 빚내서 지갑을 채웠어도 좋다 손이 가볍던 무겁던 간에 옛 보금자리를 찾는다는 게 좋다 어찌됐든 간에 사방에 모두 즐거운 얼굴이라 좋다 돗자리위에 북어 한 마리 부침개 두어 조각 송편 몇 알 소주 한 병이라도 좋다 삼백 육십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3
오지랖 0 오지랖 犬毛 趙源善 네 옷에 국물 튀긴 것도 아닌데 내가 젓가락질하는 게 서툴다고 킬킬거리느냐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지 네 입과는 아무런 상관없으니 내가 집어먹든 찍어먹든 끼워먹든 붙여먹든 간에 네 앞가림이나 잘해서 양껏 처먹고 배 터지든지 말든지 네 더러운 침방울이나 씨부렁씨부렁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2
구월땡볕 0 구월땡볕 犬毛 趙源善 왜이러셔 뭔원수졌나 그만슬금슬금까부라질때도됐건만 날마다고추만말리란말인가요 누구네집며느리잡으려고이리생떼부리시나? 내리조져대는기세가 눈도못뜰지경 그만하셔 들일로허리휜사람등골까지뽑지마시라고요 정말심하십니다그려 나락이뜨다못해메뚜기가산채로볶..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1
일심동체一心同體 0 일심동체一心同體 犬毛 趙源善 황새와 뱁새가 서로 남남이면 황새 따라가느라 뱁새 가랑이가 찢어지겠지만 황새와 뱁새가 서로 사랑하면 황새 머리위에 뱁새가 살짝 올라앉아 함께 가겠지 내 안에 네가 들어있고 네 안에 내가 들어있다면 서로 뒤바뀐 것일 뿐 여차하면 쉽게 등 돌려 남남이 되고 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9
참살이길 뒤풀이 0 참살이길 뒤풀이 犬毛 趙源善 이기는 건 참 좋아 지는 건 누구나 싫지 어느 한 쪽 이기고 지는 건 당연해 끝까지 온 힘을 다했으면 그걸로 만족하는 거야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내려놓는 게 중요해 목숨을 걸 필요는 없지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고 쓰라린 맛도 보면서 솔직히 인정하고 남의 승리를 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8
언저리 0 언저리 犬毛 趙源善 갸우뚱 갸우뚱 왔다가 갔다가 중얼중얼. 속되게 말해 대가리 피도 마르기 전 고추껍데기도 안 벗겨졌던 밥풀 매달아 붕어 잡던 때 하긴 강산이 벌써 다섯 번이나 색칠 다시 했으니 원래 모습을 찾는 건 무리無理지 암튼 콩 박은 송편이 제일 맛없었고 무지개 사탕이 괜찮았어 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6
공갈恐喝 0 공갈恐喝 犬毛 趙源善 그래요 이제 가세요 언제든지 가세요 허겁지겁 뛰어가시든 훨훨 날아가시든 마음대로 하세요 난 벌써부터 이미 눈을 꽉 감고 있으니까요 벅벅 지우시거나 쓱쓱 도려내셔도 되요 티끌만큼도 기억에 남기지 마세요 냉정하게 잘라버리셔도 되요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좋을 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5
잉꼬 0 잉꼬 犬毛 趙源善 햇빛 한조각 안 드는 구석진 골방 사시사철 마주보고 오순도순 말똥말똥 도란도란 구린내 나는 일거리라 자주 없어서 늘 심심하지만 판 벌어졌다하면 일단 뻥 터트리고 후련히 꿰뚫어서 박박 비벼 닦아 깔끔히 마무리하여 신명이 난다 아무튼 우리 아니면 그 누구도 못 할 거라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4
애마愛馬 0 애마愛馬 犬毛 趙源善 술김에 손때 묻은 고삐 넘겨주고 질펀하게 비뚜름히 뒷자리 기대어 12년여 함께 기 쓰고 내달려온 168,000킬로미터를 엮어본다 사방으로 풀어헤쳐진 까마득한 거미줄 끈끈하게 들러붙은 무수한 추억들이 너풀너풀 흔들리고 늘 앞만 보고 씩씩하게 무턱대고 부릉부릉 산 따라 강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