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동체一心同體
犬毛 趙源善
황새와 뱁새가 서로 남남이면
황새 따라가느라 뱁새 가랑이가 찢어지겠지만
황새와 뱁새가 서로 사랑하면
황새 머리위에 뱁새가 살짝 올라앉아 함께 가겠지
내 안에 네가 들어있고 네 안에 내가 들어있다면 서로 뒤바뀐 것일 뿐
여차하면 쉽게 등 돌려 남남이 되고
내 안에 네가 반 들어있고 네 안에 내가 반 들어있어야 서로 나누어 가진 것이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쪽박을 차는 거야.
무릇
서로 사랑한다는 건
내 살을 베어도 나와 똑같이 너도 아프고
네 살을 베어도 너와 똑같이 나도 아파야 해.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인 이 살벌한 세상에
입으로만 나불나불 잘난 체 하지 말라고?
지금 당장 그 칼로 나를 베겠다고?
진짜로?
아이 참
그건 좀 그렇다!
허 허 허.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