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浪漫
犬毛 趙源善
벽돌로 견고하게 쌓고 깨진 유리병을 박고 그 위에 다시 철망을 겹겹이 치고
그것도 모자라 카메라도 달고 무인보안경보시스템 24시간 경비 중 이라는 육중한 담은
공연히 한번 몰래 넘어가 보거나 아니면 돌멩이라도 던져 넣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데
한가로이 졸고 있는 묶인 강아지와 뒤집어진 개밥그릇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가느다란 막대기 몇 개 꽂아 노란 나일론 끈 한 줄 살며시 묶어놓은 가련한 담은
너무나 낭만적이며 근사하다 못해 깨물어줄 만큼 예뻐서 주인 청하여 막걸리 한 잔 하고 싶으니
남들도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지 조금은 궁금하다 과연 그럴까?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