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653

비 / 견모 조원선 땅 위 오만가지 모든 것들을 방울방울 사랑으로 어루만져 핥고 씻기고 먹이고 채우고 훑어내고 키우고 살리던 끝에 결국 증오로 뭉쳐진 몸뚱이가 갈기갈기 부서져 거품으로 떠올라 이리 둥실 저리 둥실 떠다니다가 하나씩 여러 친구들이 모여 서로 세상 살던 슬픈 사연을 나누던 중 더러운 것들이 시커먼 덩어리로 뭉쳐 시끄럽게 떠들기까지 한다고 하늘이 벌컥 화를 내며 벼락을 휘둘러 쫓아내니 다시 또 하얗게 산산이 부서져 울며불며 아래로 떨어지는 똑같은 짓을 영원히 되풀이해야만 하는 가련한 팔자

詩 (2021년) 2021.06.25

로보트청소기

로보트청소기 견모 조원선 아내 생일은 8월. 그런데 딸애한테 생일선물을 가불신청한 모양. 로보트가 해외직구로 도착. 먼지청소도 하고 물걸레질까지 한다. 혼자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잘 한다. 문턱없는 옆방까지 오가고 밧데리가 부족해서 충전신호 보내면 제발로 충전기로 돌아와 충전한다. 아내 입 찢어질 지경. 진짜로 엄청나게 신기하다. 세상 참. 내 생일은 9월인데 난 뭘 사달라고할까? (210622)

詩 (2021년) 202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