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날 잡아잡수

날 잡아 잡수 견모 조원선 속알머리 없어. 난청에 이명이야. 안경벗으면 안 보여. 내 이빨 몇 개 안돼. 어제 뭘 했는지 생각 안 나. 얼굴에 버섯투성이고. 허리는 시큰거리고 비쩍 말라 갈비가 드러났어. 무릎 시고. 팔다리 저리고. 손발 차고 무뎌. 고지혈증에 야뇨증까지. 제주섬 깡촌에 살고 지갑에 돈 얼마있는 지도 몰라. 위염이면서 날마다 막걸리 마시고 개 끌고다니며 글이랍시고 개소리만 주절거려. 세수도 잘 안해. 수염도 2주에 한 번 깎지. 어쩔 겨? 날로 먹을 겨? 구워먹을 겨? 삶아먹을 겨? 뭔 맛 있겠어? (201201)

詩 (2020년) 2020.12.01

아버지 생각

아버지 생각 견모 조원선 옛날에 울 아버지가 그러셨다. 박상규가 노래할 때 자막에 조약돌이라고 뜨니까 "아, 쟤가 조씨로구나!" 나 엄청 웃었었다. 요새 나는 어떤가? 누가 가수인지 배우인지 장관인지 국회의원인지 대통령인지 구분(?)을 못 한다. 딱 하나 방탄소년단 유명한 건 알지만 걔들 노래는 하나도 모른다. 영락없다. 울 아버지보다 내가 더 심하다. 이걸 어쩐다? (201129)

詩 (2020년) 202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