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68

그냥 살지요

그냥 살지요 견모 조원선 요즘 텔레비전 보면서 참 서럽다. 정신을 집중해서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 도대체 뭔 노랜지 뭔 춤인지 왜 다 벗고 날치는지 뭔 얘긴지 늙은 연기자 빼고는 어떻게 얼굴이 다 똑같이 잘생기고 하나같이 예쁜지 이해할 수가 없다. 대충 멍때리면서 그림만 보는 거다. 왕년에 한때 배우도 하고 연출도 하고 극작도 했던 놈이 어쩌다 꽉 막힌 멍청한 꼰대영감이 됐나 참으로 답답하고 섭섭하고 기막히고 한심하고 서글프다. 아 아 ㅡ (24.10)

호떡

호떡 견모 조원선 오일장에서 아내가 호떡을 사주면 중1 신입생때 생각이 난다. 읍내학교까지 버스통학을 했는데 차비가 5원인가 암튼 호떡1개값. 어느날 하교길 차부에서 친구가 호떡 맛있다고 사 먹잔다. 참 맛 있더라. 둘이서 주머니를 통통 털어 배터지게 실컷 먹고 집까지 5km를 생전처음 걸어왔다. 딸부자집 외동아들. 엄마한테 엄청나게 야단맞았고 밤새 몸살 앓고 양발바닥에는 물집이 생겨서 고생했다. 칠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호떡은 맛있다. 장에 오면 일단 호떡부터 사주는 아내다. 허허허. (24.10)

고백과 치료

고백과 치료 견모 조원선 웃긴다. 나 범불안장애 초기증세로 한달째 약복용 중이야 ㅡ 이렇게 밝히고나면 불안감이 싹 사라진다. 비록 잠시지만. 십여년전 돌발성난청으로 한쪽청력을 많이 잃은 후부터 시작된 문제. 이명 늘 요란하고. 듣는 걸 아내에게 많이 의존하고. 소음에 지극히 민감해서 시끄러운 곳은 아예 피하고. 지하철이나 비행기타면 정신 못 차리고. 근래에는 잠 못자고 매사에 불안하기까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된 상황. 초기증세입니다. 어쩌다 방치해서 심해지면 공황장애나 극단적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지만, 서너달 마음 편히 잘 치료하시면 바로 나으실 겁니다라는 후배님(모교출신) 진단. 허허허. 그런데, 이런 염병헐! 나라꼴이 바로잡혀야 마음이 편하지. 끌끌끌. (24.10)

솜털네 집 2024.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