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그림자 견모 조원선 내속에 살면서 빛을 짝사랑한다 단한번도 앞에 나서지 못하면서 빛만 보이면 훌쩍 튀어나와 얼른 내뒤로 숨는다 나 죽을 때까지 그리할 게다 빛 저놈은 전혀 모르는 데 그림자 이년만 미쳤다 몸까지 시커멓게 타버린 무서운 짝사랑 끔찍하다 (24.01) 시 ㅡ 2022년부터 2024.10.22
한 성질 죽이기 한 성질 죽이기 견모 조원선 누구나 다 나를 보면 첫인상이 털털하고 사람좋게 생겼다고. 하지만 아내 왈 천만의 말씀이란다. 일단 한번 뒤집어지면 아무도 못말리는 아주 더러운 똥성질이라는 것. 맞다. 솔직히 인정. 늘 그렇다. 열번 잘 쌓아놓고 한번에 허물어트린다. 나이들어서 이 무슨 짓인가. 제주섬에 단둘이 마주보고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게 답답하다고 아내에게 짜증내면 안된다. 깊이 반성하고 회개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욱 하기 전에 무조건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읍니다. 대한민국 만세!" 를 열번 되뇌이기로 결심한다. 나의 한 성질을 콱 죽여서 진짜 착하고 젊잖고 아름다워져서 아내를 죽도록 사랑해줘야 한다. (1810) 시 ㅡ 2022년부터 2024.10.21
소나무 소나무 견모 조원선 애기소나무 세그루 옮겼다. 예쁘게 키워볼까 한다. 개집뜯고 남은 목재. 긴의자 다리가 썩어져 뜯어내고 고쳤다. 고등동창 종무가 선물해준 나사못상자는 아주 유용하게 잘 쓴다. 칠은 나중에. 아, 요즘 일거리 많다. 해야할 일은 쌓여있고 더러운 성질때문에 자꾸 미루지는 못하고. 낮에 간간히 비가 와서 일하기는 불편하고. 허허허. 241019. 시 ㅡ 2022년부터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