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몽이 떠나가다

犬毛 - 개털 2019. 1. 7. 16:46

 

 

 

 

 

 

몽이 떠나가다

견모 조원선

 

아침산책길. 08시경 한적한 들길에서 교통사고. 농로에서 트럭과 몽이 순간적으로 충돌. 비틀거리는 몽이. 솜털이 남기고 재빨리 둥이 데리고 집으로 와서 다시 차를 가지고 가니 09시. 큰 외상이 없어 보였는데. 아내가 외투로 몽이를 덮어놓고 울고있다. 아! ㅡ 아직 몸이 따듯한데.

몽이는 그렇게 떠났다.

송곳이가 부러졌지만 다른 외상없고 출혈도 없는데 머리에 문제가 있었나.

집으로 이동.

막무가내 울부짖는 아내를 달래며. 빨리 수습해야한다. 나도 슬프다.

2년전 먼저 떠난 몽이의 아들 산이, 그리고 유기견 별이, 최고참 할배 맥의 무덤 사이 국화밭에 자리잡아 주었다.

제깔던 이불 덮고 제베개 베고 제목줄 풀어놓고 제 좋아하던 돼지뼈랑 같이.

아내가 첫 삽을 뜨고. 난 막걸리를 마시고. 우리부부 둘이 울며불며. 둥이는 옆에서 바라보며 멀뚱멀뚱. 참 안타깝다. 남편이 떠났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뭘 어쩌랴!

아무 소용없지.

몽이 네놈 진작에 옛주인의 보신탕으로 갈 운명을 우리가 뒤집어놓지 않았더냐.

4년간 참 행복했지?

우리부부도 너로인해 정말 행복했단다. 고맙다.

잘 가거라 몽아!

몽아!

몽아!

네처 둥이는 더 돌보다가 네곁으로 보내주마!

안녕ㅡ

안녕ㅡ

안녕ㅡ

(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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