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몽이생각

犬毛 - 개털 2019. 1. 7. 16:58

 

 

 

 

 

몽이생각

견모 조원선

 

밤새 슬펐다. 아침에 창밖으로 눈 마주칠 몽이가 없다.

해는 떠오르고. 둥이 데리고 산책. 쓸쓸하다. 둥이는 몽이 떠난 걸 모르는 듯.

몽의 빈 집이 싫다. 아내 눈치보고 조심조심 말 꺼내 허락받았다. 워낙 튼튼한 집이라서 해체하는데 한나절 걸렸다. 깨끗하게 몽이집을 정리했다. 몽이 무덤 바로 옆이다.

몽이 생각하면서. 흑흑.

어제 아내가 나 취한다고 냉장고의 막걸리를 몽땅 쏟아버려서 술이 없다. 왕복 6키로. 편의점에도 겨우 4병 있었다. 지금 마시는 중. 또 아내 눈치보면서.

암튼 몽이는 화단에서 깊은 잠 잘 자고 있다.

아 아!

이런다고 잊혀지겠는가마는!

몽아!

(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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