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9년)

넌 배우란다

犬毛 - 개털 2019. 1. 5. 20:56

 

넌 배우란다

견모 조원선

 

네손으로 관객의 발바닥을 정성껏 닦아야하고

네손으로 관객의 밥숟갈을 정성껏 떠넣어야하고

네손으로 관객의 마음을 정성껏 어루만져야한다

네입이 크다고 아무나 막 물어뜯어도 안되고

네입이 크다고 아무렇게나 막 말해도 안되고

네입이 크다고 아무거나 막 집어삼켜도 안된다

무대에 오르면

네손은 관객의 손이다

네입은 관객의 입이다

네몸 어느 한구석 네것은 하나도 없는 거란다

무대위에서 죽어야 한단다

이제 알겠냐?

(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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