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년)

치과유감

犬毛 - 개털 2015. 3. 27. 17:45

치과유감

犬毛 趙源善

 

지지난 주말 갑자기 극심한 치통 때문에 진통제를 먹으며 토요일 일요일 이틀 밤을 새우고 - 밤에만 통증이 심함 - 월요일에 제주시로 나갈까 하다가 - 가는데 한 시간 오는 데 한 시간 - 이건 아니다 생각되어 4킬로미터 차를 몰고 0 0 리로 갔다. J치과. 제주섬 성산포 근처 시골(뭍에서의 면 소재지 쯤)치고는 제법 시설이 현대식이라 안심하고 진료를 받았는데. 망치로 몇 번 두드려 보고 소형 엑스레이 사진 두어 장 찍더니 단 한 마디로 “함께 덧씌운 어금니 두 개 중 안쪽 것의 가운데에 구멍이 뚫어져 충치가 생겼으니 당장 벗겨내고 충치치료를 한 후 다시 씌워야한다.”며 간호사랑 상담하란다. 지금처럼 금장하면 대당 45만원 뭐로 하면 30만원 뭐는 얼마라며 약 2주 이상 치료가 필요하니 어떻게 하겠느냐 묻는다. 몹시 기분이 상해서 생각해 보겠다며 나와 버렸다.

밤에 진통제로 견디고, 화요일에 그 곳에서 200미터 떨어진 다른 K치과엘 갔다. 짐짓 처음 온 것처럼 이러이러하다 설명했더니 자세히 들여다보고 대형 엑스레이를 찍고. 덧씌움 때문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가 없단다. 구멍은 얘기하지도 않고. 겉보기와 엑스레이 상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고. 만약 충치라면 씌운 걸 벗기고 치료를 하고 다시 씌우면 되겠지만 혹 잇몸의 급성염증일 수도 있으니 잇몸 청소치료를 하고 약을 이틀 먹어보는 게 어떻겠느냐 묻는다. 만약 낫지 않으면 그 때 충치 치료를 하자는 것. 마취주사를 몇 대 맞고 잇몸청소치료를 한 후 처방전을 주면서 내일 한 번 더 오셔서 소독을 하자며 만약 이렇게 치료해서 나으면 참 좋겠다고 말하며 웃는다. 밤에 통증이 없었다. 주사자리만 아팠을 뿐. 다음날 내원하여 안 아팠다고 하자 활짝 웃으며 “참 다행입니다.”고 하며 소독치료하고 “이제 안 아프면 오지 마세요. 혹시 도 아프시면 그 땐 충치치료를 하셔야지요.”한다.

금주 들어서도 이는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다.

아니 또 아프더라도, 아니 값이 더 비싸더라도, 난 K치과엘 갈 것이다.

누구에게 권할 때도 당연히 K치과를 권할 것이다.

 

환자는 자신의 질병에 관해 증세만 알뿐이지 치료책에 관해서는 개뿔도 모른다. 잘 아는 사람(의사)이 친절히 가르쳐주면서 같이 치료하는 게 병 아닐까?

의사는 의학이 전공이다. 환자의 통증과 치료와 목숨을 담보로 해서 갑질을 하면 안 된다. 의사가 환자의 전공에 관해서 아는가? 의사도 환자의 전공에 관한 한 개뿔도 모르는 것이다. 다만 의사는 생명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직업인 까닭에 모든 환자들이 믿고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 모든 사람을 다 치료한다는 마음으로 가장 겸손하고 가장 충실하고 가장 순수하고 가장 인내해야하는 직업이 의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 수많은 직업 중에 자신의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해 성실히 일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안다.

갑질하는 환자나 갑질하는 의사는 극소수일 뿐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아픈 환자가 많을까? 그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많을까? 아픈 환자가 훨씬 더 많다. 그러니 갑질하는 환자가 더 많을 건 당연한 일 아닐까? 그래도 의사는 갑질하면 안 된다. 의사이기 때문이다.

이건 무리하고 불합리한 생각일 수도 있다.

이건 단지 내 개인적 생각이다.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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